[TV리포트=강해인 기자] 영화계 최대 성수기 중 하나인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지만, 영화관이 조용하다.
다음 달 14일부터 민족 대명절인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휴일이 길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많아 영화계는 추석 전후에 전략적으로 제작비가 큰 영화로 배치해 흥행을 노린다. 하지만, 이번 추석엔 영화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해외 영화를 통틀어 인지도가 높고,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작품이 ‘베테랑 2’ 외에는 보이지 않는다. 2015년 개봉해 1,300만 관객을 동원했던 ‘베테랑’은 후속편 제작 소식부터 화제를 모았고, 올해 칸 영화제에 초청되면서 기대감이 더 높아진 작품이다. 이 최고의 기대작이 추석 연휴를 선점하면서 다른 배급사들이 경쟁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
2015년 개봉한 ‘베테랑’은 행동파 경찰 서도철(황정민)이 세상 무서 것 없는 재벌 3세 범죄자 조태오(유아인)을 쫓는 범죄 액션물 영화로, 통쾌한 액션과 배우들의 열연으로 흥행 요소가 많았다. 그리고 9년 만에 돌아오는 ‘베테랑2’는 전작의 장점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전작과 동일하게 ‘밀수’, ‘모가디슈’, ‘사바하’ 등 다수의 히트작을 가진 류승완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또한, 황정민을 비롯해 서울경찰청 강력범죄 수사대 멤버도 전작과 동일한 배우들이 연기를 펼친다. 그리고 대세 배우로 자리 잡은 정해인을 비롯해 안보현 등 1편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배우들도 합류해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물론, ‘베테랑’의 흥행도 확신할 수는 없다. 코로나19 유행으로 극장 관객 수는 대폭 줄었고, 엔데믹 이후에도 좀처럼 과거의 관객 수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서울의 봄'(1,300만), ‘범죄도시4′(1,100만) 등이 천만 관객을 동원했지만, 예전처럼 성수기에 천만 영화를 쉽게 볼 수 있는 시기가 아니다. 단적으로 올여름 성수기 최고 흥행작은 파일럿으로 400만 관객을 동원했다.
여기에 OTT 서비스의 확대로 극장에 가지 않고도 재미있는 많이 볼 수 있게 됨으로써, 극장 소비 하락은 더 가속화됐다. 최근 배우 최민식이 극장 가격이 비싸다는 말로 논란이 됐지만, 논란과 관계없이 OTT 서비스 한 달 구독료보다 비싼 티켓 가격은 분명 소비자에게 부담일 수 있다.
영화계가 이 위기를 극복할 방법은 없을까? 결국, 관객에게 더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양질의 영화를 만드는 방법 밖에는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 단, 이전보다 그 고민이 깊어야 한다. 코로나19 이전보다 볼거리가 많아진 시대이기에 안일하게 돈만 많이 쓴 영화는 더는 경쟁력이 없다.
흥행이 부진한 영화의 이유는 많겠지만, 흥행한 영화의 이유는 하나다. 돈 내고 볼만 했다는 것. 다음 명절엔 극장가가 붐비길 바란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TV 리포트 DB, ‘베테랑 2’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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