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현서 기자] 세계인의 축제 중 하나인 ‘올림픽’과 ‘월드컵’. 세계인이 모여 단합하자는 취지와 다르게, 그저 논란이 된 나라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악플 피해를 입은 이들이 있다.
28일 프랑스 출신 파비앙은 ‘올림픽 D1! 12년 만에 수영 메달! Feat 댓글 테러’라는 영상을 올렸다.
앞서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는 개막식에서 한국 선수단을 북한으로 소개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다음날에는 공식 계정에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 결승전 금메달리스트인 오상욱(Oh Sanguk)의 이름을 ‘오상구'(Oh Sangku)라고 잘못 표기하는 물의를 빚었다.
화살은 파비앙에게 돌아갔다. 당시 파비앙은 SBS에서 개막식을 생중계하고 있었다. 개막식이 종료된 후 파비앙은 “전혀 인지하지 못했고 방송이 다 끝나서야 알게 됐다. 너무 어이가 없고 화가 나고, 올림픽이라는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정말 당황스럽다”라고 심정을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악플 테러를 당했다고 밝힌 파비앙은 “사실 어떻게 보면 저한테 익숙한 일이다. ‘카타르 아시안컵’ 때 손흥민 선수와 이강인 선수 사태 때도 댓글 테러를 당했다. 이번에도 제 나라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이라 제가 욕을 한 바가지 먹고 있다”라고 씁쓸한 심경을 전했다.
가나 출신 샘 오취리도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악플 테러를 받았다. 당시 월드컵 조별리그전에서 한국 선수단은 가나와 맞붙어 2:3으로 패배했다. 이후 경기에 실망한 일부 축구팬들이 가나 출신 샘 오취리에게 악플을 달았던 것.
지난 2023년 2월 방송된 채널S ‘진격의 언니들’에 출연한 샘 오취리는 “가나와 한국이 같은 조라 엄청 긴장했다. 한국 팀이 경기할 땐 한국을 응원했고, 가나 팀이 경기할 땐 가나를 응원했다. 그런데 같이 하니까 (걱정이 됐다). 가나가 한 골을 넣었을 때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 두번째 골을 넣었을 때는 ‘진짜 끝났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털어놨다.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가나 출신 유튜버 ‘가나쌍둥이’ 역시 당시 악플 테러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가나쌍둥이는 “가나랑 대한민국 잘 봤다. 솔직히 가나 열심히 응원하고 있었고, 이겼을 때 설렜고 행복했다. 여러분에게 거짓말하고 싶지 않고 대한민국 응원하는 척하고 싶지 않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선수들 엄청 잘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가나 이길까 봐 너무 불안했다”면서 “제가 가나 응원해서 저한테 실망하시는 팬분들에겐 정말 죄송하다. (하지만) 경기는 경기다. 이기는 사람이 있다면 지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독일 출신 방송인 닉(니클라스 클라분데)도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악플로 피해를 입었다. 월드컵 예선경기 전, 닉은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경기에서 독일의 승리를 예상했다. 이후 독일과의 경기에서 한국이 승리를 거두자, 일부 사람들이 닉을 향해 악플을 달았다.
“(한국) 승리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라고 운을 뗀 닉은 “저도 독일팀 못한 거 인정하는데 그게 바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경기의 묘미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게 인생”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도 심적으로는 슬픈데 제 SNS까지 와서 굳이 욕설을 할 필요가 있나. 방송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자부심 가지는 거 뭐가 그렇게 아니꼽나”라며 “솔직히 대부분 한국 사람들도 경기 전에 독일 이기는 예상하던데. 뭐 누가 죄를 지은 건가? 제가 축구하는 것도 아니고 한국 욕한 것도 아닌데 왜 욕먹어야 하냐”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럼에도 닉을 향한 악플이 이어졌고, 결국 그는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하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김현서 기자 khs@tvreport.co.kr / 사진= TV리포트 DB, 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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