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정수 기자] 거스 히딩크 한국 전 축구 대표팀 감독이 2002년 월드컵 당시 축구협회와 불화를 고백했다.
25일 방송된 SBS TV ‘과몰입 인생사2’에서는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만든 결정적 선택에 관해 집중 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은 사상 최초 공동 개최로 진행됐고, 특히 한국과 일본이 함께해 많은 신경전이 오갔다. 2000년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일본에 패배해 사기가 저하되기도 했다. 축구 협회는 일본 축구의 성장이 해외파 감독 기용이라고 생각했고, 네덜란드 대표팀을 맡았던 히딩크에게 감독직을 제안했다.
하지만 그는 축구협회의 제안을 거절하기 위해 무리한 조건을 걸었다. “내가 원하면 언제든지 소집 훈련을 해야 할 것”, “최소 100억 원을 준비할 것”이 히딩크 감독의 요구였다. 평가전에서 세계적인 강팀과 해야 하는데, 약팀이 강팀과 경기하기 위해선 많은 비용이 필요했다고 한다.
축구협회는 일주일의 시간을 달라고 한 뒤 모든 조건을 받아들였다. 히딩크는 “일주일 만에 해내는 것을 보고 야망이 있다고 느꼈다”며 “수락할 만큼 매력을 느꼈다”라고 밝혔다.
히딩크는 한국 축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는 당시 한국팀의 위계 질서를 언급하며 “나이 많은 선수는 어린 선수가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권을 갖고 있었다”라며 후배가 선배에게 공을 넘기는 상황을 꼬집었다. 히딩크는 “비효율적일 수 있는 규칙을 고쳐나가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대표팀은 선후배 상관없이 반말을 사용하게 됐다는 건 유명한 일화다.
또한,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대한축구협회와 있었던 불화도 언급했다. 축구협회가 평가전을 앞두고 감독인 히딩크에게 추천 선수 명단을 보냈던 것. 그는 “가끔 우리는 서로 간의 불화가 있었다. 협회에서 명단을 제안했지만 ‘우리는 ‘우리만의 명단이 있다’고 전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히딩크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을 4강까지 이끈 전설적인 감독이다. 그날의 영광은 아직도 많은 축구팬에게 회자되고 있다.
한편, 최근 축구협회는 전력강화위원회의 의견을 무시한 채 감독을 선임해 축구팬들의 분노를 샀다. 축구계 및 팬들은 외국인 감독 선임을 바랐고, 전력강화위원회도 외국인 감독을 물색 중이었지만, 축구협회는 독단적으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 축구협회의 책임감과 전문성 없는 모습에 한국 축구에서 굵직한 활약을 했던 박지성, 이영표, 박주호, 이천수 등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박정수 기자 pjs@tvreport.co.kr / 사진=SBS ‘과몰입 인생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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