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양원모 기자] “세계 대회, 올림픽, 아시아 선수권 대회, 아시안 게임 모두 1등하고 싶습니다.”
16일 저녁 KBS 2TV ‘이웃집 찰스’에서는 한국체육대학교에 재학 중인 국내 레슬링 유망주 모아이즈(21)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아버지가 이집트인, 어머니가 러시아인인 모아이즈는 한국에서 나고 자란 토종 한국인이다. 그러나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뛸 수 없다. 태어나자마자 아버지 나라 이집트의 국적을 취득했기 때문. 이집트는 부모 국적에 따라 자식 국적이 결정되는 속인주의를 택하고 있다.
그레코로만 60㎏에서 뛰는 모아이즈는 한체대 레슬링부 최초, 유일의 외국인 선수다. 백진국 한체대 레슬링부 교수는 “대학부에서는 상위권에 속해 있는 친구”라며 “졸업할 때는 실업팀에 버금가는 실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아이즈의 하루는 체력 훈련으로 시작된다. 성인 남성 2명을 업고 계단을 오르는 고강도 훈련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모아이즈의 가장 큰 장점은 ‘체력’. 김동호 조교는 “체력적으로 다른 친구들에 비해 월등하다고 보시면 된다. 그게 바로 장점”이라고 말했다.
레슬링은 어린 시절 레슬링부 코치 권유로 시작했다. “WWE(프로 레슬링)를 생각하고 (레슬링을)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며 “완벽한 타이밍에 내가 원하는 기술을 써서 상대방을 제대로 넘겼을 때 그 느낌은 자기 전까지 운동했을 때 장면이 생각나서 기분 좋게 잠들 정도다. ‘다음에 또 똑같이 넘기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운동하고 그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록 겉모습은 낯설지 몰라도, 모아이즈는 뼛속까지 한국인이다. 모아이즈의 훈련용 신발에는 ‘유지경성(有志竟成)’이라는 사자성어가 새겨져 있다. 모아이즈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자성어로, 이루고자 하는 뜻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성공한다는 뜻”이라며 “항상 보면서 마음가짐도 새롭게 하려고 겼다”고 말했다.
체육관 밖에서 모아이즈는 영락없는 20대 초반의 평범한 청년이다. 레슬링 하나만 보며 살아온 모아이즈에게는 최근 고민이 생겼다. 바로 귀화. 행정사를 찾은 모아이즈는 예체능 특기로 대한민국에 특별 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상담받았다.
모아이즈는 “대한민국 국적이 없어서 뛸 수 없는 시합이나 다른 제약이 많았다”며 “그런 거에서 좀 자유로워지고 싶다. 다른 대회들도 뛰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정우 행정사는 “특별 귀화 같은 경우는 본인이 우수 인재라는 걸 알려서 귀화하는 것”이라며 “우수 인재를 판단할 때는 대한체육회 회장의 추천서가 많이 중요하다. 그런 부분에 대해 상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모아이즈는 “빨리 귀화가 돼서 대회에 뛰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그러나 기다리는 게 힘들다고 빨리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뭐든지 다 과정이 필요한 것 같다. 다 잘 준비하면 될 것”이라며 웃었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 사진=KBS 2TV ‘이웃집 찰스’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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