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양원모 기자] “내 삶에 축구가 없다는 상상은 해본 적이 없어요.”
9일 저녁 KBS 1TV ‘이웃집 찰스’에서는 ‘파리 올림픽 특집 스페셜’로 코트디부아르 국적의 19살 소년 바또 사무엘의 이야기가 방송됐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완벽한 한국인이지만, 부모 국적을 따르는 현행법상 코트디부아르 국적을 유지하고 있는 사무엘. FC서울 U-18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면서 구단 내에서도 독보적 실력을 자랑하는 ‘특급 에이스’다. 100m를 10초에 끊는 빠른 발에 타고난 피지컬, 우수한 볼 키핑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 후배 선수는 “사무엘 형은 피지컬이 확실히 다르다”며 “(몸싸움 중) 부딪히면 몸이 아프다”고 말했다.
김철환 프로는 “오산중 재학 당시 달리기도 잘하고 운동 신경이 좋아 보여서 입단 테스트를 했다”며 “그때 사무엘이 한 살 많은 U-14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하면서 ‘키워볼 만 하겠다’고 판단해 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늘 축구만 생각하고, 축구를 할 때 가장 행복한 사무엘. 전력 확인용 학년 대항 연습 경기에 나선 사무엘은 골을 기록하고도 표정이 좋지 않았다. 몇 번의 빅 찬스를 놓쳤기 때문. 경기가 끝난 뒤 친구들과 욕탕에서 노곤함을 푸는 중에도 사무엘은 스마트폰으로 축구 영상을 보고 있었다.
사무엘의 축구 사랑은 대물림에 가깝다. 사무엘 아버지도 부모님 반대로 축구선수의 꿈을 접었기 때문. 아버지와 오랜만에 단골 식당을 찾은 사무엘은 “아빠는 힘들어도 늘 나를 응원해주기 위해 노력한다”며 “그런 모습이 내겐 큰 힘이 된다. 그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사무엘 아버지는 멋쩍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식사를 마치고 학교 기숙사로 돌아가는 길. 어릴 적 축구 연습을 하던 주차장을 찾은 사무엘은 열심히 과거 모습을 설명하며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사무엘은 “여기가 내 홈그라운드였다”며 “(그때만 해도) 축구선수가 되는 건 상상도 못했다. 그냥 동네에서 축구만 했기 때문”이라고 회상했다.
며칠 뒤 경남 합천으로 동계 훈련을 떠난 FC서울 U-18. 서울 신흥고와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시무룩한 표정으로 “오늘 아쉬웠던 찬스들을 다 넣었어야 했다”며 “상대팀도 수비를 잘했지만, 우리가 부족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사무엘은 ‘미래 자신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 (FC서울에) 프로에 있을 수도 있거나, 다른 팀에 있을 수도 있고, 대학교에 갔을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 네 모습 그대로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선수가 될 수 있길 바랄게”라고 말했다.
취업, 학업, 결혼 등 다양한 이유로 한국 사회에서 정착해서 살아가려고 하는 외국인들의 생생한 리얼 적응 스토리를 그린 프로그램이다.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40분 KBS 1TV에서 방송된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 사진=KBS 1TV ‘이웃집 찰스’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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