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배우 김수현이 왕관의 무게를 지키기까지, 그간의 마음고생을 전했다. 김수현은 “이 자리를 지켜야 하기에 사건사고를 경계했다”라고 했다.
13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선 김수현이 게스트로 출연해 18년 연기 인생을 돌아봤다.
데뷔 18년차의 김수현은 내성적인 성격임에도 배우의 길을 걷게 된데 대해 “지금도 100% 극복하진 못했는데 어릴 땐 그런 부분들이 너무 도드라지니까 어머님이 걱정이 돼서 연기학원을 권하셨다”라며 계기를 전했다.
이어 “학원을 다니면서 사람들 앞에도 서보고 손을 덜덜 떨면서 대사도 해봤다. 그때 내 나이가 15살이었다”면서 “당시 연기를 배웠던 학생들끼리 가족들과 지인들을 초대해서 작은 공연을 했다. 커튼콜을 한다고 나와서 섰는데 조명 때문에 가족들 얼굴은 보이지도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박수를 들으니 기분이 너무 좋아지고 ‘이 감정을 더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4수 끝에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입학, 본격 배우의 길을 걷게 된 김수현은 “내 위로 박신혜, 강하늘 등이 있었다.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성적이 그렇게 좋지는 못했다”며 “학사경고도 받았다. 학교를 들어가기까지 힘을 너무 많이 썼다. 생각보다 성적내기가 쉽지 않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시트콤 ‘김치 치즈 스마일’로 데뷔한 이래 주연으로 ‘드림하이’를 히트시키며 톱스타 반열에 오른 그는 필모그래피 중 유일한 천만 영화인 ‘도둑들’에 대해 “그때 내 나이가 23살이었는데 숨도 못 쉬고 떨었던 기억만 있다. 홍콩, 마카오 촬영을 한 달 씩 했다. 최동훈 감독님이 선배님들에게 ‘막내 끄집어 나올 수 있게 도와줘’라고 하셨다더라. 그래서 선배님들이 과하게 챙겨주셨다”며 비하인드를 전했다.
한류스타 타이틀을 안겨준 ‘별에서 온 그대’에 대해선 “그때 전세기도 타봤다. 다 똑같은데 컵라면 하나 더 주고 발을 뻗고 잘 수 있더라”며 “드라마가 딱 방영되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재미있다고 해주셔서 좋았다. 그런데 뒤로 갈수록 점점 반응을 볼 새도 없었던 게 계속해서 라이브로 촬영을 해야 했다”라고 했다.
‘도둑들’에 이어 전지현과 호흡을 맞췄던 그는 “전지현과 한 번 더 만나는 자체가 너무 감사했다. 지금 내가 ‘눈물의 여왕’에서 그때 전지현이 했던 연기를 하고 있다. 새삼 전지현이 정말 어려운 걸 해냈구나 싶더라”고 전했다.
이후 ‘프로듀사’로 27세의 나이에 KBS 연기대상까지 거머쥔 김수현은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정말 좋을 때였고 가진 것도 많았는데 그 당시엔 하나도 즐기지 못했다.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게 부끄럽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내 본체는 필요 없나?’란 생각까지 들었다”면서 당시 심경을 고백했다.
이어 “이걸 지켜야 하니까. 이걸 잃어버릴까봐. 더 잘해야 하고 빈틈없이 해야 했다. 하나라도 사건사고가 일어나면 안 됐다. 그때부터 누구도 밀지 않는데 등을 떠밀리는 느낌으로 지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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