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유진 기자] 수십년 간 따라다녔던 여자 귀신이 아내의 얼굴을 하고 다시 나타났다.
31일 방영된 MBC ‘심야괴담회’ 97회에서는 20년을 넘게 쫓아다니는 여자 귀신 때문에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정석(가명)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정석씨는 중학교 2학년, 방학을 맞아 작은아버지 집에 놀러갔다가 귀신을 마주했다. 자다가 등 뒤에서 한 여자 귀신이 “놀자”라고 말을 걸더니 정석씨의 머리채를 잡은 것이다.
이때 정석씨는 자동적으로 머리채를 잡은 손을 잡았다. 손은 온기 없이 차갑고 아이 같이 작았다. 정석씨는 “큰방, 작은방, 거실로 막 끌고 다녔다. 한 15분 이상 끌려다닌 기분이었다”라고 회상했다. 여자 귀신은 또 온다는 말과 함께 사라졌다.
다음 날 정석씨는 가족들에게 전날 당한 일을 설명했지만 가족들은 정석씨가 “얌전하게 잘 잤다”고 입을 모았다.
정석씨는 대학교 입학 후 서울에서 자취를 시작하면서 여자 귀신을 다시 만났다. 자취방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려고 집에 가는 길 가로등 밑에 홀로 서 있는 여자와 눈이 마주친 것. 이때 정석씨는 그 여자가 어렸을 때 작은아버지 집에서 만난 여자 귀신이었음을 바로 알았다.
여자 귀신은 정석씨의 목을 졸랐고 정석씨는 비명을 지르면서 몸을 흔들었다. 숨이 막혀오던 그때 여자 귀신은 “또올게”라며 사라졌다. 친구들은 정석씨가 취해서 헛것을 본 것 같다고 위로했다.
하지만 그날 이후 여자 귀신은 정석씨를 지긋지긋하게 따라다녔다. 그런 와중에도 정석씨는 무사히 학교를 졸업하고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정석씨는 결혼하고 한 동안 여자 귀신을 만나지 않았다. 아내는 정석씨에게 일종의 부적같은 사람이었다.
정석씨는 “대학생 때 부모님께 그 여자 귀신에 대해 말씀드렸더니 아버지께서 나를 데리고 산속에 계신 한 할아버지를 찾아가셨다. 할아버지께서는 ‘독한게 붙었다. 앞으로 같이 살자는 사람이 찾아오면 절대 거절하지 말고 같이 살아야 한다’고 했다. 아내를 만난 뒤로는 많이 편해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결혼 생활이 13년이 지난 후 아내가 이상해졌다.
어느 날 밤 침대에서 자고 있는데 아내가 정석씨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후 아내는 정석씨 옆에서 혼자 키득거리며 웃더니 “나 왔어”라고 했다. 정석씨는 아내가 실없다고 생각하고 다시 잠에 청했다.
다음날 정석씨는 전날 밤 일에 대해 아내에게 물었다. 하지만 아내는 “꿈꿨어? 나 어제 완전 푹 잤어”라고 대답하며 정석씨를 당황하게 했다.
이후에도 아내의 행동은 점점 이상해졌다. 밤 중에 정석씨 앞에 우두커니 서 있거나 때때로 코 앞에 얼굴을 들이밀며 웃기도 했다. 정석씨는 아내의 몽유병을 의심했다.
하지만 어느 날 밤 아내가 머리카락을 쓰다듬다가 정석씨에게 “놀자”라고 하자 정석씨는 잊고 있었던 그 여자 귀신이 다시 나타났음을 느꼈다. 결국 정석씨는 아내를 지키기 위해 집안 곳곳에 홈캠을 설치했다.
이후 홈캠에서 기이한 현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느 날 혼자 집에 있던 밤 정석씨가 거실에서 아내의 웃음소리를 들었는데 아내가 없었다. 정석씨는 겁에 질렸고 집에서 나가야겠다는 생각에 휴대 전화를 들었다.
이때 휴대 전화에서 ‘홈캠 앞에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알람이 울렸다. 움직임이 포착된 곳은 바로 정석씨가 있던 침실이었다.
이후 정석씨는 여자 귀신에게 목을 잡혔다. 숨이 멎어가는 순간 아내가 나타나며 여자는 사라졌고 정석씨는 정신을 잃었다.
김유진 기자 eugene0120@naver.com / 사진=MBC ‘심야괴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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