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유진 기자] 납득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사망한 병사들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10일 방영된 MBC ‘PD수첩’ 1391회에서는 약 40년 전 3명의 군인이 의문사한 기록에 대해 심층 취재한 이야기가 전해졌다.
이날 PD수첩은 군사독재 시절인 1980년대 군에서 작성된 문건을 제보 받아 처음으로 공개했다.
문건은 여러 발의 총알을 맞고 사망한 병사들을 부검한 기록을 담고 있었다. 문건에 등장하는 병사들은 의심스러운 총상을 입고 사망했지만 사인은 모두 자살로 기록됐다.
그 중에서도 1981년에 사망한 한 병사는 권총으로 관자놀이를 쏴서 머리에 관통상을 입은 뒤 다시 가슴에 총을 쏴서 심장을 관통 당해 사망했다고 적혀있다.
제작진은 제보자이자 전 의문사위 조사관이던 현정덕씨와 부산 용호동에 위치한 한 동굴로 향했다. 이 곳은 과거 육군 문서보관실로 사용된 곳이었다.
현정덕씨는 이 곳에서 1980년대 여러 발의 총상을 입고 사망한 병사들의 부검 기록을 목격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1981에 관자놀이, 가슴에 총상을 입고 자살했다는 병사 임재홍(가명)씨의 기록이다.
제작진은 임 일병의 시신을 발견한 날 사건을 처음 목격했던 주민을 만나 인터뷰를 요청했다. 목격자는 “차의 뒷문이 열려있고 사람이 드러누워 있었다”며 당시를 기억했다.
당시 임 일병은 고급 승용차 뒷좌석에서 총상을 입은 채 숨져있었고 차량 바닥에는 권총이 있었다.
임 일병은 고려대학교에 다니다가 2학년 때 입대했다. 이후 육군사관학교 본부 근무대에 배치, 교장인 김복동 장군의 공관근무병으로 선발됐다.
김복동은 전두환과 함께 육사 11기 출신이자 노태우 전 대통령의 처남이기도 했다.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권총은 김복동 장군의 총이었다. 임 일병의 사망일 김복동 장군은 지방 출장 중이었다고 전해졌다.
임 일병이 사망한 뒤 군 범죄 수사단이 조사를 시작했었다.
사망한 임 일병은 상의를 입고 있지 않았고 혈흔이 없었는데 7.8m 떨어진 냇가에서 혈흔이 발견됐다. 냇가에는 혈흔과 함께 임 일병의 상의, 속옷, 손목시계가 발견됐다.
수사단은 임 일병의 사망일에 휴가, 외박을 나간 병사들을 용의자로 봤다. 하지만 용의 선상에 오른 병사들은 모두 다른 사람과 함께 지낸 것으로 확인됐다.
의혹이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수사단은 조사 단 이틀 만에 ‘자살’로 결론지었다.
김유진 기자 eugene0120@naver.com / 사진=MBC ‘PD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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