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유진 기자] 세 아이를 둔 트렌스젠더 엄마가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24일 방영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아빠였지만 엄마가 됐다는 트렌스젠더의 사연이 전해졌다.
여수아(48)씨는 “남들과 다르다는 건 알고 있었다. 아빠인 줄 알고 열심히 살았는데 제 속에 다른 자아가 살고 있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상처받을 부분이 있을거다. 아이들도 잘 키우고 싶고 나도 당당하게 살고 싶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이수근이 “몇살 때 쯤에 알았냐”고 묻자 수아씨는 “늦게 자각한 편이다. 어릴 때는 다른 취향의 남자인 줄만 알았다. 성인이 되서도 취향이 여성적인 남자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혼 후 늘 어깨가 무거웠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건강이 안 좋아졌고 그 와중에 형제도 병으로 떠나보냈다. 결혼한 전 와이프가 외국인인데 10년 간 가족을 돌봐줬다. 아이가 셋 인데 첫 아이는 자폐아다. 부모님까지 모셔야했다. 가장으로서 더욱더 노력을 해야했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고 결국 수아씨는 눈물을 보였다.
수아씨는 2년 전에 이혼을 했고 현재 면접교섭권으로 일주일에 한 번 아이들과 만나고 있다.
수아씨는 “3년 전에 가족들에게 커밍아웃을 했다. 아내는 ‘그럴 줄 알았다’며 이미 눈치를 채고 있었다고 하더라. 아이들은 지금 ‘큰 언니’라고 부른다. 아이들에게는 ‘어릴 때 요정이 씨앗을 반대로 물어줘서 이젠 내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수근은 “이른 나이가 아니라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상태에서 커밍아웃을 했다. 혹시 안 좋게 보는 시선은 없었냐”며 우려했다.
수아씨는 “이해를 못한 사람들이 많이 떠났다. 80% 이상 떠난 것 같다. 처음에는 괜찮다고 했다가 점점 여자로 변하는 모습을 보고 떠나기도 했다”면서도 “나 스스로는 당당해지고 싶다”고 답했다.
서장훈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서 행복해 보인다. 어떤게 문제냐”고 물었다. 수아씨는 당당함에서 오는 상처를 걱정했다.
수아씨는 “저 스스로는 당당하다. 그런 부분을 이야기하고 싶은데 그게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 아직은 이 사회에 통용되지 못하는게 아쉽다”고 했다.
이어 “(아이들이) 교우 관계를 하다 보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할텐데 사회로부터 조롱을 받을까봐 겁난다”면서 세 아이들을 걱정했다.
서장훈은 “사람의 욕심이라는게 그렇다. 처음에 수아는 자아를 찾는 것이 목표였다. 이제는 아이들이 걸리는거다. 처음 마음먹었던 것 보다 바람이 더 커졌다”고 전했다.
이어 “당당하게 밝히고 학부모 활동까지 하는 것들이 행여나 아이들에게 상처를 받지는 않을까 너 스스로 당당한 문제와는 조금 별개의 문제인 것 같다”고 조언했다.
또 서장훈은 “지금은 아이들이 어려서 잘 지내지만 여러가지로 생각이 바뀔거다. 스스로 당당함도 좋지만 아이들 생각을 더 해주길 바란다”고도 말했다
김유진 기자 eugene0120@naver.com / 사진=KBS ‘무엇이든 물어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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