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박설이의 막후TALK> 막후(幕後)의 사람들, 나오는 사람이 아닌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황정기 제이지스타 대표
“엔터계에서 가장 핫하고 바쁘게 살고 있는 친구예요.”
가수 신유가 자신의 오랜 친구라며 황정기 제이지스타 대표를 소개한 말이다.
그는 실제로 연예계 대표 N잡러로 활동 중이다. 연예기획사 대표, 홍보대행사 대표, 프로듀서 등 직함을 달고 있다. 황정기 대표에게 직업이 몇 개인지 물었더니, 열 손가락을 거의 채울 정도로 쏟아져 나온다.
“홍보 마케팅, 콘서트 기획, 영상 제작, 인쇄 제조, 게임회사, 노래, 프로듀서, 메니지먼트, 총 8개예요. 쉴 틈이 없어요. 건강도 많이 안 좋아지기는 했지만 재미있어서 합니다.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 내 생각을 세상에 공유하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좀처럼 시간 내기 어려운 황정기 대표를 최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단 한 시간이었지만 그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건 평소 그가 일에 대해 가진 신념과 전문성이 확고하고 흔들림 없기 때문일 것이다.
#워커홀릭
“생각을 쉬지 않아요. 습관이 됐죠. 생각하는 방식과 형태가 습관이 된 거예요. 누군가와 이야기할 때도 듣는 관점과 보는 시야가 조금 달라요. 어떤 얘기를 듣게 되면 ‘이렇게 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컨설팅이 몸에 벴어요. 그때가 가장 행복해요. 혼자 하는 것보다, 누군가와 함께 새롭게 뭔가를 만드는 것에 엔돌핀이 돌아요.”
직업도 많고 일도 많은 그를 향한 주변 사람들의 우려도 적지 않다. 좀처럼 쉬는 일이 없기 때문에 ‘워커홀릭’이라는 걱정의 말들은 늘 뒤따른다. 그는 “워커홀릭이 맞을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일이) 취미 생활이다”라면서 웃었다.
황정기 대표는 그가 운영하는 회사인 제이지스타를 통해 홍보마케팅과 매니지먼트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최근 집중하는 건 공연 및 콘서트 제작이다. 당장 앞둔 공연은 소속 가수인 코요태의 콘서트, 그리고 송은이와 김숙의 팟캐스트 방송 ‘비밀보장’ 청취자들을 위한 공연인 ‘비보쇼’다. 최근 진행된 티켓팅에서 5분 만에 전석 매진돼 화제가 된 공연이다.
“누구보다 숫자 계산이 빠르긴 한데 돈을 쫓아 본 적은 없어요. 이 콘텐츠가 대중이 좋아할 만한 것인가를 항상 먼저 생각해요. 코요태와 계약을 한 것도 코요태가 국민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아티스트이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그런 가수가 데뷔 이래 24~25년 동안 공연을 안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럼 제대로 시도해볼까 했고, 그래서 매니지먼트를 맡게 됐어요.”
황정기 대표가 연예계에 처음 발을 들이기로 한 계기는 노래였다. 속초 출신인 그는 가수를 꿈꾸고 노래 대회에 출전해 찍힌 영상 덕에 매니지먼트사와 계약을 했다. 하지만 곧 자신의 길이 아닌 것 같았다고.
“가수를 하려는 친구들을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 했었어요. 타이밍 좋게도 삼촌의 엔터사에 들어가서 7년 동안 매니저 일을 했죠. 신인 가수 매니저를 하면서 월급은 적었지만 신인 홍보에 뭐가 필요할까 생각을 할 수 있었어요. 방송뿐 아니라 언론, 지방 방송국, 싸이월드 음원 등을 통해 홍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공부했죠. 그렇게 공부하다 보니 자연스레 플랫폼 담당자를 알게 됐고 홍보 툴이 생겼어요. 그렇게 공부한 걸로 다른 회사의 아티스트를 홍보하는 일을 하게 된 거죠. 2011년에는 온라인 마케팅을 전문적으로 하는 회사는 많지 않았거든요.
신인 매니저를 하면서 했던 공부가 주효했다. 홍보를 해야 하는 아티스트든 물건이든 그 대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디테일하게 공부하는 법을 익힌 황정기 대표는 남들보다 더 많이 음악을 들었고, 아티스트의 개인적인 배경을 파악했으며, 어떤 것을 홍보해야 할지 캐치했다. 더 많이 알수록 알릴 것도 많았고, 아티스트의 색에 따라 짤 수 있는 플랜도 다양했다. 그는 “무조건 물어보고 공부했다”라고 말했다.
“홍보의 트렌드가 바뀐 시점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가 마케팅 채널로 이용됐을 때였어요. 2013년 MCN회사인 다이아TV가 출범했고 MCN 사업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됐어요. 이때부터 툴이 변화했고, 저도 플랫폼을 공부했죠.”
#공부
상황을 판단하고 앞을 내다보는 통찰력의 바탕은 공부다. 플랫폼의 다변화와 포털사이트 내 뉴스 페이지의 변화로 많은 매체와 홍보마케팅 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지금, 그는 홍보업계뿐 아니라 광고주의 생각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고주의 생각의 전환도 있어야 해요. 보도자료들보다 좋은 기획 기사 하나 나와주는 것이 아티스트를 제대로 홍보하고 색깔, 키워드를 만들기에 좋죠. 이제 대중은 기사 보면 다 알아요. 무엇이 보도자료이고, 무엇이 읽을 만한 글인지요. 광고주의 생각 변화도 중요하지만 홍보대행사도 마음을 모아야겠죠.”
홍보대행사, 그 중 가요 홍보대행사에서는 아티스트의 앨범 혹은 신곡 발매 한두 달 전부터 홍보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각종 플랫폼을 이용해 홍보 게시물을 게재하는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황정기 대표가 운영하는 홍보대행사의 관여도는 다른 회사들보다 조금 더 깊다. 특히 신인 아티스트의 홍보를 맡을 때는 홍보는 물론 발매 전반에도 의견을 낸다.
“아티스트의 신곡 발매 시기부터 언제부터 홍보를 시작할지, 어떤 콘텐츠가 필요한지, 활동 기간에 어떤 키워드를 만들어낼지, 어떤 채널에 홍보할 것인지, 마케팅 플랜 전반을 다 짜고 있어요.”
‘공부’를 바탕으로 엔터에서 필요한 요소를 익히며 회사를 만들어온 황정기 대표, 빠르게 변하는 업계 특성 상 그가 이 일을 하는 한 공부를 멈출 일은 없다. 프로 N잡러인 그에게 다른 일을 하고 싶지는 않은지 물었고, 그는 “그렇다”라고 주저 없이 답했다.
“다른 일을 한다면, 엔터와 접목시킬 비즈니스라면 할 것이다. 메타버스, AI, 챗 GPT, NFT 시장 등을 지켜보고 있는데, 엔터와 접목할 시기는 조금 더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당분간은 아티스트보다는 미술, IT 업계 컬래버가 성장할 거라 보고요. 미래 지향 사업이다 보니 공부는 계속 하고 있고 메타버스 기업 홍보도 진행해봤고요. NFT 시장에서 엔터와 접목을 시도했고 잘된 케이스도 있기는 하지만 마케팅이 잘된 케이스지 순수한 성공이라고 보지 않아요. 대중의 받아들일 준비가 좀 더 필요해 보입니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 / 사진=황정기 대표
인터뷰②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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