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2023년, 등짝이 가장 처연한 남자를 꼽으라면 이 캐릭터가 아닐까.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사랑이라 말해요’의 전람회사 대표 한동진(김영광 분)은 전 연인의 이별 통보 이후 일에 미쳐 살다 심우주(이성경 분)라는 여자를 만나 다시금 생기를 찾고, 사랑 세포를 깨운다.
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흔든 심우주는 자신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접근한 여자. 평생 아들을 괴롭혀온 엄마는 아들이 7년 만에 찾은 사랑에도 장애물이 되고, 동진은 또 다시 처연한 신세가 된다.
아마도 배우 김영광의 필모에서 가장 불쌍하고 쓸쓸한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전작 ‘썸바디’에서는 유혹적인 사이코패스 살인마를 연기하더니, ‘사랑이라 말해요’에서는 사랑해서는 안 될 상대에게 빠지고 마는 캐릭터 동진을 맡아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사랑이라 말해요’ 마지막 화 공개를 앞두고, 김영광은 10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갖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김영광 인터뷰.
Q_종영 소감은?
이번 주에 마지막 방송이 나오는데, 시청자 분들이 많은 관심, 드라마의 로맨스, 감성을 좋아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
촬영하며 걱정을 많이 했다. 이런 걸 이해해 주실까, 이런 방식을 공감해 주실까 했는데 많이 공감해 주셔서 다행이고 기쁘다.
다른 작품을 하고 있어서, 끝난 지도 시간이 흘렀지 않나. 그래도 여운은 계속 있다. 동진이라는 사람의 쓸쓸함, 그런 인물이 흔치 않다 보니. 지금 방송 중이어서 생각이 난다.
Q_이성경과 호흡은 어땠나?
원래 알고 지낸느 사이여서 편했다. 촬영 없는 날이면 회식도 자주 했다. 드라마의 캐릭터, 스토리, 연기 얘기를 편하게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같이 하면서 조금 동진의 캐릭터에 대한 분위기를 많이 만들기 위해 이성경을 많이 피해다녔다. 이성경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많이 했다. 촬영을 하다가 어울려서 떠들고 하다가 ‘동진이가 왜 입꼬리가 올라갔지?’라고 감독님이 말씀하시더라. 그런 장난치는 모습이 얼굴에 묻는구나 해서 캐릭터를 위해 떨어져 지냈다.
Q_본인은 어떤 스타일인가
저 또한 스며드는 사랑 쪽이다. 알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알아가며 불타오를 수도 있겠지만 조금씩 알아가면서 그 사람에 대해 그 사람을 인정하고 쌓여가면서
Q_’썸바디’와 ‘사랑이라 말해요’, 180도 다른 캐릭터다.
‘썸바디’ 촬영 끝나고 3주 쉬고 바로 ‘사랑이라 말해요’ 촬영을 했다. 텀이 좀 짧기는 했다. 급하게 진행이 되다 보니 ‘썸바디’가 잘 벗겨져 나가고 동진이 잘 들어왔다. 전작의 후유증이 남아서 힘들거나 한 건 없었다.
Q_다시 새 캐릭터를 맞이하는 방법이 있나?
요령까지는 아니지만, 굳이 생각을 하려 하면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빨리 보내고 체득해야지, 들어오게 만들어야지 하면 더 어려워진다. 저는 그냥 내버려두는 것 같다. 자연스럽게 들어오고 나가는 시간을 준다. 부담을 많이 주려는 스타일은 아니다. 부담을 많이 갖기는 한다. 부담에 대해 하루종일 생각하고, 그걸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는 편은 아니다.
Q_연기에 만족하는지?
연기를 하는 입장에서 만족이라는 게 쉽지 않다. 우주와 동진의 사랑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앞으로 사랑을 해야 하니 이렇게 연기를 해야지 하고 만들어낸 건 없었다. 현장에서의 상황에 몸을 맡기고, 그냥 계속 이어나갔던 연기를 했기 때문에. 그렇지만 만족하지는 않는다. 더 잘했어야 하는데 생각 뿐이다.
Q_이성경씨도 흐름에 맡기고 연기를 했다고 하는데..
(그에 대해) 특별히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는데, 각자가 그렇게 느꼈던 것 같다. 감독과 배우들이 하고 싶은 방향에 대해 그냥 ‘배우들에게 맡길게’ 얘기해주신 편이다. 각자가 하고 싶은대로 연기를 했던 것 같다.
Q_어떻게 이 작품을 택하게 됐나?
감독님과 작품을 한 적이 있다. 끝나고 나서도 ‘한번 더 하고 싶다’ 생각을 했었고 종종 연락했다. ‘사랑이라 말해요’를 다시 만나게 돼서 좋았고, 전보다 훨씬 편해졌다.
Q_애착이 가는 장면은?
마음이 가는 장면은 있다. 자기 외로움을 얘기하는 4회 마지막 씬에서는 온 마음을 다한다고 생각했다. 마음을 많이 써서 연기했고, 되게 현실적인 연기를 하고 싶었다. 그런 부분에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우주가 위로를 해줬던 국숫집 장면도 기억에 많이 남고.
개인적으로 좋은 장면은, 초반 우주네 가족이 어쩔 수 없이 집을 비워야 했을 때, 세 가족의 무덤덤함이 되게 많이 와닿았다. 지구가 인형 3개를 내려놓는 장면이 되게 좋았다.
Q_쓸쓸한 인물을 연기할 때 어려운 점이 있었는지
저도 항상 외로움을 느끼고 있고, 누구나 외로움은 다 있는 것 같다. 표현 방식이 어떻게 다를지 모르지만 동진에게도 그런 외로움이 있는 것 같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을까 봐 선을 긋고 살아가는 인물이라 생각했다. 초연한 얼굴일 것 같고, 누군가가 대화할 때 반응하지 않는 사람으로 표현을 많이 했다. 동진의 외로움과 아픔을 무덤덤함으로 표현했다.
Q_쓸쓸한 등 연기, 어떻게 했나?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어서, 카메라 감독님이 앵글을 워낙 잘 잡아주셨다. 장면 장면마다 배우들이 애쓰지 않아도 감정이 나올 수 있게끔 구도를 잘 잡아주신 것 같다.
Q_스타일링에는 어떤 포인트를 줬나?
단벌신사를 생각했다. 매일 똑같은 옷을 입고 회사에 가는 사람? 저 사람은 왜 맨날 같은 옷을 입어? 생각하게끔. 슈트도 5벌인데 티셔츠만 갈아입고, 구두도 두 켤레인데 하나만 신고, 가방도 하나이고. 인물로 봤을 때 딱 머물러있는 사람, 시간이 지나도 머물러있는 사람으로 보이기를 바랐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인터뷰②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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