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지난해 세상을 떠난 기상캐스터 오요안나가 생전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고통 받은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유족 측이 가해 의혹을 받는 직장 동료들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29일 KBS에 따르면 고 오요안나의 유족 측은 고인의 생전 전화 통화 내용, 카카오톡 대화 등을 모아 지난해 12월 고인의 직장 동료들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유족 측은 “다시 그 시점으로 가서 그 고통을 멈추게 막아주고 싶었다. 직장 내 우월한 지위를 이용한 폭력이나 불행한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고 싶다”며 고소 이유를 밝혔다. 이어 가해자와 회사 측으로부터 사과를 받지 못했다며 진상규명을 강력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27일 매일신문에 따르면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유서가 발견됐다.
고인의 유서는 원고지 17장 분량으로 그 안엔 가해자로 특정되는 이들이 오보를 내고 고인에게 잘못을 뒤집어씌우는 건 물론 교육을 핑계로 퇴근을 막거나 퇴근시간이 지난 뒤에도 회사로 호출한 정황들이 담겼다.
고인이 지난 2022년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을 때도 이들은 ‘너 뭐하는 거야?’ ‘네가 ‘유 퀴즈’에 나가서 무슨 말을 할 수 있어?’라며 비난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신문 보도를 통해 생전 고인이 MBC 관계자 4명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MBC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된 가운데 MBC는 지난 28일 공식 입장을 내고 “고인이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자신의 고충을 담당부서나 함께 일했던 관리 책임자들에 알린 적이 전혀 없다. 고인이 당시 회사에 공식적으로 신고했거나, 책임있는 관리자들에게 피해사실을 조금이라도 알렸다면 회사는 당연히 응당한 조사를 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정확한 사실도 알지 못한 채 마치 무슨 기회라도 잡은 듯 이 문제를 ‘MBC 흔들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세력들의 준동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한다. 유족들께서 새로 발견됐다는 유서를 기초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다면 MBC는 최단시간 안에 진상조사에 착수할 준비가 돼있다”라고 했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오요안나 소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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