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연주 기자] 대중을 압도하는 힘을 가진 배우의 매력을 분석합니다. 마음을 훔치는 심(心)스틸러로 거듭난 배우를 조명합니다. 만인을 사로잡은 스타의 이야기입니다.
넷플릭스 ‘마스크걸’에서 부담스러움의 끝판왕을 연기해 ‘은퇴설’을 불러일으켰던 장본인인 배우 안재홍이 이번엔 이른바 ‘병맛 코드’로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안재홍이 아닌 다른 배우는 연상되지 않는 찰떡 캐릭터다.
지난 15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닭강정’은 의문의 기계에 들어갔다가 닭강정으로 변한 딸 민아(김유정 분)를 되돌리기 위한 아빠 선만(류승룡 분)과 그녀를 짝사랑하는 백중(안재홍 분)의 신계(鷄)념 코믹 미스터리 추적극으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극중 안재홍은 선만을 따라 일명 ‘민아 구하기’에 발 벗고 나선 순정남 ‘고백중’을 연기했다.
첫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다. 분홍색 셔츠에 보라색 넥타이, 파란색 니트 조끼에 샛노란 팬츠까지. 아무나 소화할 수 없는 패션으로 등장해 알 수 없는 노래와 함께 더 알 수 없는 춤사위를 보여준다. 그런 그를 발견하고 “자꾸만 보게 돼”라고 말하는 작품 속 행인처럼, 넋을 놓고 안재홍이 연기한 고백중의 ‘웃긴 기행’을 바라보게 된다.
강렬함으로 작품의 포문을 연 안재홍은 총 10편의 에피소드에서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전개와 대사들을 그만의 톤으로 살려낸다. 민아를 닭강정으로 만든 기계에 들어가 자신 또한 변신을 기대하며 “차은우!”를 외치는 3화 엔딩은 다음 에피소드를 궁금하게 만드는 키포인트로 꼽힌다.
류승룡과 선보이는 티키타카도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누가 더 웃길 것인가를 두고 배틀을 벌이듯 각 잡고 개그 케미를 발산한다. 영화 ‘극한직업’을 통해 ‘말맛 코미디’를 선보인 류승룡과 어깨를 나란히 한 안재홍은 결코 뒤지지 않는 열연을 펼친다. 주연 배우들이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고 전면에서 웃음 대결을 벌이자, 조연과 특별출연들도 이에 질세라 분위기를 잡는다. 그렇게 전에 없는 코미디 작품이 완성된다.
안재홍은 앞서 ‘마스크걸’에서도 원작 웹툰을 찢고 나온 듯한 생생한 연기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최근 ‘닭강정’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이 제작발표회에서 “점점 잘 생겨지는 배우에게 이래도 되나 싶었다. 그런데 ‘마스크걸’이 나왔다. 미안한 마음을 내려놓고 캐스팅을 제안했다”고 고백했을 정도로 ‘마스크걸’의 안재홍은 강렬했다.
넷플릭스 ‘마스크걸’에서 안재홍은 열등감의 결정체 ‘주오남’을 연기했다. 탈모, 거친 피부, 외모를 반감 시키는 높은 도수의 안경 등 파격적인 비주얼은 물론 그릇된 망상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내면까지. 안재홍은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캐릭터로 변신했다. ‘마스크걸’ 공개 이후 그의 향후 활동이 걱정된다는 ‘웃픈’ 이야기가 나올 만큼 파격 그 자체였다.
특히 “아이시떼루”라는 극중 안재홍의 대사는 온라인 등지를 떠돌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안재홍이 연기한 ‘주오남’의 성격과 그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을 단번에 설명하는 대사였다. 이는 안재홍의 애드리브였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와 연기 호흡을 맞춘 배우 이한별 또한 현장에서 해당 대사를 듣고 동공이 흔들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매 작품마다 새로운 연기로 대중을 만나고 있는 안재홍. 캐릭터 분석력과 연기 내공으로 스스로 한계가 없는 배우임을 입증하고 있다. 저항 없이 웃음보가 터지는 ‘닭강정’을 통해 또 한 번 안재홍이 가진 역량이 빛을 보고 있다.
안재홍의 활약상이 담긴 ‘닭강정’ 전편은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다.
김연주 기자 yeonjuk@tvreport.co.kr /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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