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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형X김지현, ‘스위니토드’ 무대서만 볼 수 있는 이색 매력 [리뷰]

정윤정 에디터 기자 조회수  

[TV리포트=김은정 기자] 귀를 찢는 듯한 날카로운 호각 소리에 긴장감이 감돈다. “이름은 들어봤나, 스위니토드.” 오프닝 넘버 ‘The Ballad of Sweeney Todd’은 시작부터 강한 몰입감을 선사하고, 이제 그의 잔혹한 운명이 시작된다.

뮤지컬 ‘스위니토드’는 19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억울한 옥살이로 아내와 딸을 잃은 벤자민 파커는 건실한 이발사에서 ‘스위니토드’가 되어 15년 만에 돌아왔다. 오직 복수만을 위해 분노로 가득 찬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빼앗은 터핀판사와 부조리한 세상을 향해 복수의 칼날을 겨눈다. 

이발소에 온 사람 대부분은 토드의 칼에 베여 사라졌다. 러빗부인은 인육 파이를 만들어 인기를 끌었고, 죄책감 없는 살인과 증거 인멸은 계속됐다. 복수의 끝은 파멸이었다. 복수에 눈이 멀어 제 앞에 있는 가족도 알아보지 못했다. 토드의 날카로운 칼끝은 그토록 사랑하던 아내와 딸에게도 향했고, 결국 피빛 엔딩을 맞이했다.

‘스위니토드’는 지난 2008년 개봉한 팀 버튼 감독의 영화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조니 뎁이 스위니토드 역을 맡아 열연했고,러빗부인 역의 헬레나 본햄 카터는 캐릭터를 삼킨 듯한 연기를 선사했다. 여기에 터핀판사로 분한 앨런 릭먼까지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했지만, 잔인성과 특유의 음친한 분위기에 호불호가 갈리며 다소 아쉬운 흥행성적을 기록했다.

뮤지컬로 재탄생한 ‘스위니토드’는 무대를 통해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잔인성을 덜어냈다. 무대 디자이너 폴 테이트 드푸는 실제 런던 등의 대도시 노숙인들이 폐공장에 커뮤니티를 만들어 생활하는 사실을 무대에 접목했다. 런던의 우울하고 어두운 뒷골목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철골 구조가 관객을 몰입도를 높였고, 살인 장치가 되어있는 이발소의 의자, 커다란 화로가 있는 러빗부인의 파이 가게 등을 실감 나게 표현했다.

특히 토드의 복수의 공간이 된 이발소는 2층에서 살해당한 시체가 1층으로 추락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배우들은 칼로 목을 베거나 아래로 떨어지는 장면 등에서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무척 조심하는 태도를 보인다. 최대한 칼의 납작한 면을 사용하고, 미끄러져 내려갈 때도 움직임을 최소화한다. 서로를 향한 배려와 조심성이 관객석까지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눈앞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살인 행각의 재현을 불편해하는 일부 시선도 존재한다.

작품의 매력은 단연 ‘블랙 코미디’다. 스위니토드와 러빗부인의 잔망미와 환상 호흡을 확인할 수 있는 1막 마지막 신 ‘A Little Priest’는 명장면 중 하나로 손꼽힌다. 해당 신에서 러빗부인은 오븐에서 갓 구운 파이라며 여러 ‘인육 파이’를 건넨다. 넘버의 가사 일부를 살펴보면 “자 요건 변호사~ 주둥이만 살아서 그런지 씹는맛이 최고죠”라는 식이다. 변호사부터 경찰, 군인, 의사, 공무원, 재벌2세, 귀족, 종교인, 신혼부부 등까지 여러 직업군이 등장한다. 약 3분 동안 주거니 받거니 하던 두 사람은 “결국 술 한잔에 안줏거리”라는 말과 함께 불평등하고 부조리한 세상을 비웃는다.

지난해 작고한 스티븐 손드하임의 음악은 ‘스위니토드’의 정체성이라 말할 수 있다. 반세기 동안 브로드웨이에 큰 영향력을 미친 그는 음악의 변화와 결합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고, 캐릭터의 개성을 한층 더 살렸다. 기괴한 불협화음마저 공연의 백미. 공연을 떠나도 귓가에 맴도는 중독성 높은 음악으로 남는다.

스위니토드 역 이규형과 러빗부인 역 김지현은 더할 나위 없는 찰떡 호흡으로 작품을 이끌었다. 이번 시즌 첫 합류한 이규형은 복수에 사로잡힌 섬뜩한 얼굴과 사회 풍자의 코믹함을 동시에 살려내며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그동안 단아하고 지적인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받은 김지현은 어딘가 의뭉스럽고 섬찟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팔색조 매력을 뽐냈다.

공연에서 드라마로 활동 영역을 확장한 두 사람은 지속적으로 뮤지컬 무대에 서며 팬들을 기쁘게 했다. 드라마 ‘비밀의 숲’ ‘슬기로운 감빵생활’ ‘라이프’ ‘하이바이, 마마!’ 등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이규형은 최근 글로벌 OTT 디즈니플러스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와 ‘카지노’ 등에 출연하며 대세 연기자의 기세를 드러내고 있다. 김지현 또한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 ‘서른, 아홉’ 등에 이어 또 새로운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독보적 분위기를 지닌 스릴러 뮤지컬 ‘스위니토드’에는 이규형, 김지현 외에도 강필석, 신성록, 전미도, 린아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한다. 오는 3월 5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

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오디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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