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시공간을 지배하는 자, 여심을 잡을 수 있다.
타임 워프를 소재로 한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극본 김은희, 연출 김원석)이 웰메이드라는 찬사 속에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이제훈의 선전이 흥미롭다. 전역 후 첫 복귀작인 SBS ‘비밀의 문’ 부진으로 시험대에 올랐던 그는 ‘시그널’로 다시 여심을 사로잡는데 성공, 제2의 전성기를 향한 문을 활짝 열었다.
‘시그널’은 과거로부터 걸려온 간절한 신호(무전기)로 연결된 형사들이 시공간을 초월해 손을 잡고 미제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을 그린다. 이들의 무전은 시간을 넘나들며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 공소시효를 앞둔 살인 사건들이 두 사람(조진웅, 이제훈) 대화를 통해 해결되는 과정이 긴박하게 그려진다.
현재가 과거와 미래에 영향을 준다는 철학적인 메시지가 돋보이는 ‘시그널’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면서 현실감을 얻는다. 극중 이제훈은 조진웅과 함께 시간 전달자 역을 맡고 있는데 박해영의 캐릭터는 보다 이성적이라는 점에서 매력에 차별성을 있다. ‘건전지가 없는 무전기에서 대화가 시작된다’는 판타지적 설정은 프로파일러인 박해영의 이성을 통해 논리를 획득할 수 있었다.
이제훈의 바통을 이어받는 건 이진욱이다.
영화 ‘시간이탈자’ 개봉을 앞두고 있는 것.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곽재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타임 워프가 주요 소재다. 결혼을 앞둔 1983년의 남자(조정석)와 강력계 형사인 2015년의 남자(이진욱 분)가 우연히 서로의 꿈을 통해 사랑하는 여자(임수정 분)의 죽음을 목격한다. 두 사람은 여인을 구하기 위해 서로의 시간 속에 위치하며 간절한 사투를 벌이게 된다. 서로 다른 시간 속에서 같은 목적으로 움직인다는 설정이 ‘시그널’을 연상케 한다.
이진욱은 타임 워프 드라마를 한국에 처음으로 성공 시킨 배우이기도 하다. 그는 2013년 방송된 tvN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당시 한국에서는 낯선 소재였던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이 드라마는 연출, 연기, 대본 3박자를 골고루 갖춘 웰메이드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tvN 드라마의 격상을 높여 준 계기작이 됐다. 이진욱 역시 새롭게 조명되기는 마찬가지.
이진욱은 오는 4월 개봉을 앞둔 ‘시간이탈자’를 통해 또 한번 타임 워프 소재에 도전한다. ‘시그널’을 통해 정점을 찍은 타임 워프 소재 바통이 원조인 이진욱의 손에 넘겨진 것이다. 그가 또 한 번 여심을 사로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tvN,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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