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tvN 드라마국의 자부심이 컸다. 연달아 히트드라마를 내놓은 tvN이 10주년 특별기획으로 택했다. ‘복수 3부작’을 완성했던 박찬홍 감독과 김지우 작가가 또 한 번 호흡을 맞춘다. 이성민을 필두로 믿고 보는 배우들이 줄줄이 힘을 보탰다. 알츠하이머에 걸려 가족과 세상을 잃어가는 40대 남성의 아픔을 담아냈다. 드라마 ‘기억’ 안에서 이뤄지고 있는 케미다.
10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디노체컨벤션에서 tvN 새 금토드라마 ‘기억’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주연배우 이성민, 김지수, 박진희, 이준호, 윤소희, 이기우와 박찬홍 감독 등이 참석해 드라마가 전하는 기획의도 및 출연소감을 밝혔다. 무엇보다 드라마 ‘기억’에 대한 제작진과 출연 배우에 대한 자신감이 남달랐다.
◆ tvN 드라마국의 자부심
‘기억’은 제작단계부터 주목받았다. ‘복수 3부작’으로 불리는 ‘마왕’ ‘부활’ ‘상어’를 만든 박찬홍 감독과 김지우 작가가 또 한 번 콤비를 이뤘기 때문.
박찬홍 감독은 “의도한 선택은 아니었다. 처음부터 복수 3부작도 예상했던 게 아니다. 사랑해줘서 3부작까지 완성됐다”며 “작가 선생님과 얘기를 하다가 완성됐다. 40대 주인공 된 드라마를 해보고자 했다 예전부터 생각했던 부분이다”고 전했다.
또 “김지우 작가님이 알츠하이머를 앓게 된 남자 얘기를 하자고 하셨다. 흔쾌히 수락했다”며 “40대가 주인공인 드라마는 쉽게 편성내주지 않는데, 의외로 드라마 국장이 받아들였다. tvN에서 드라마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었다. 믿어준 만큼 열심히하겠다”고 다짐했다.
‘기억’은 알츠하이머를 선고 받은 로펌 변호석 박태석(이성민 분)이 남은 인생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그러냈다. 기억해야 할 것을 자꾸 잊고, 잊어야 할 것을 자꾸만 기억하는 박태석의 고군분투에 초점을 맞출 예정.
알츠하이머의 소재에 대해 박찬홍 감독은 “진부한 소재가 아니다. 40대 이상 60대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드라마다. 그동안 그런 드라마가 별로 없었다”며 “기억을 잃어가는 가장 슬픈 병이다. 모든 세상과 가족에 대한 기억을 잃는다. 동시에 새로운 삶에 눈을 뜨고 새로운 기억을 얻는다. 그런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 좋은 연기 보는 기쁨
지상파 드라마와 케이블 드라마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박찬홍 감독은 “제가 작품에 임하는 자세와 시각은 다르지 않다. 다만 배우들의 연기가 빛난다. 그래서 내가 연출로 도와주고 싶다”며 “지금까지 해왔던 것 이상으로 역동적인 연출이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예전과 다른 그림이 나올 것이다. 우리 드라마의 차별화를 꼽는다면, 연기를 정말 잘하는 배우들을 통해 연기에 대한 기쁨을 맛보게 하겠다”고 자신했다.
드라마 ‘기억’에는 이성민을 필두로 반효정, 장광, 문숙, 박준금, 이정길, 전노민, 송선미, 최덕분 등이 출연한다.
극중 서영주 역을 맡은 김지수는 “사실 개인적인 욕심이라면 내가 알츠하이머에 걸린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남편을 둔 아내의 마음을 표현하는 연기도 새롭다고 생각했다”며 “또 전처 박진희와 엮이는 상황도 있다. 평범하지 않은 새로운 연기가 재밌다. 아무래도 평범한 연기는 재미없다”고 소개했다.
나은선 역을 맡은 박진희는 “오랜만의 출연이라 떨린다. 제가 느낀 감동을 시청자들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박찬홍 감독님은 저에게 처음 주연작을 주신 분이다. 그래서 고민하지 않고 당연히 작품을 선택했다. 오히려 선택받지 못할까봐 걱정하고 있었다”고 웃었다.
◆ ‘시그널’ 후광 기대한다
‘시그널’ 이후 편성에 대해 박찬홍 감독과 이성민은 내심 후광을 기대했다. 더욱이 이성민은 ‘시그널’의 김원석 감독과 드라마 ‘미생’에서 호흡을 맞췄던 바.
이성민은 “이렇게 ‘시그널’이 대박날 줄 몰랐다. 예상하지 못했다. ‘미생’ 이후 그렇게 잘 될 줄 몰랐다. 김원석 감독한테 진작 연락할 걸 그랬다. 지금 크게 후회하고 있다”고 웃으며 “‘시그널’ 후광을 받고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 우리 감독님이 요즘 광기를 부리고 있다. 아마 ‘시그널’을 뛰어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성민은 ‘기억’ 첫 방송 시청률을 묻자 “예전에 ‘미생’의 시청률 공약을 질문 받았다. 그 때는 tvN 드라마 3%면 잘 나올 때다. 근데 3%를 넘었고, 프리허그를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런데 요즘 우리 아내가 ‘시그널’이 너무 재밌다고 한다. 그래서 짜증이 난다. 그래서 tvN 시청률 눈높이가 높아졌다. 지금 ‘3%’를 부르면 너무 작다. 시작을 7~8%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하지만 ‘시그널’이 참, 그래서 우리끼리 합의를 봤다. ‘시그널’ 반만 붙어줘도 된다. 4%를 예상한다. 끝날 때는 ‘시그널’을 뛰어 넘겠다”고 자신해 현장 관계자들에게 박수갈채를 받았다.
tvN 10주년 특별기획으로 제작된 금토드라마 ‘기억’은 오는 18일 오후 8시 30분부터 16회에 걸쳐 방송된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사진=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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