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무엇을 쓰든, 시청자는 빠져든다’
바야흐로 김은숙, 김은희, 김순옥 3김 작가 시대다. 서로 다른 개성으로 무장한 이들은 시청자를 홀리는 마법의 손을 지닌 인물들. 김은숙 작가가 대사의 여왕이라면, 김은희 작가는 장르물의 여왕이며 김순옥 작가는 시청률의 여왕이다.
각기 다른 색을 지닌 이들은 다음 회를 보지 않고서는 미칠 것 같은 마성의 매력을 지녔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른바 신의 펜을 가진 자들 3金(김) 3色(색), 김은숙, 김은희, 김순옥 작가의 매력을 분석해 봤다.
# 김은숙 – 오글인데 끌리는 어록의 향연
‘나 너 좋아햐냐?’라는 명대사를 만든 김은숙 작가는 KBS2 ‘태양의 후예'(‘태후’_에서도 어김없이 명대사를 쏟아내고 있다. 김은숙 작가는 플롯 보다 대사에 강한 면모를 보인다. ‘태후’에서도 유행어는 탄생했다. 유시진(송중기) 특유의 말투인 ‘~이지 말입니다’를 따라 하는 남성들을 종종 목격할 수 있는 것.
‘태후’에서 송중기는 여심을 관통하는 일명 화살 어록으로 여심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송혜교에게 기습 키스를 시도하고는 “허락 없이 키스한 거 말입니다.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라고 말할 수 있는 자신감 넘치는 남자다.
아쉬운 점은 듣기에는 좋으나, 실용성은 떨어지는 대사라는 점이다. 실전 연애에서 접목하면 곤란하다. 장동건, 이민호, 송중기 정도는 돼야 한다.
# 김은희 – 장르물 유일 여제의 탄생
‘싸인’부터 tvN 드라마 ‘시그널’까지 김은희 작가는 장르물의 여왕이다. 주로 남편 장항준 감독과 함께 작업해 온 그녀는 독립 후 완성도 면에서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여류 작가들 중 그녀만큼 장르물을 많이 썼고,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여준 이는 없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시그널’은 줄곧 장르물만 고집해 온 김은희 작가의 모든 성과가 집약된 작품이다. 매 회 영화 뺨치는 완성도를 보여주며 웰메이드라는 호평을 받은 이 드라마는 장르적 재미와 묵직한 메시지를 모두 담는데 성공했다. 또 김은희 작가는 한국에서도 장르물이 대중성을 가질 수 있다는 걸 증명한 인물이기도 하다.
# 김순옥 – 논란 많지만 인기는 넘사벽
MBC ‘내 딸 금사월’은 답답한 전개로 고구마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킨 드라마였다. 개연성이 떨어지는 전개에도 불구, 시청자들은 김순옥 작가가 부리는 마법에서 벗어나질 못 했다. 그녀의 작품을 보지 않고는 못 배기는 것이다.
김순옥 작가가 ‘내 딸 금사월’과 같은 논란의 작품만 쓴 것은 아니다. ‘왔다 장보리’에서 보여준 흡입력은 무서울 정도. 지극히 대중적인 소재로 모든 연령층을 흡입할 수 있는 힘이 그녀에겐 있다. ‘욕하면서도 보게 되는’ 필력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김순옥 작가가 쓰면 시청률은 마법처럼 치솟는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DB, KBS, tvN,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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