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어이가 없다. 그저 누워 있었다. 곁에는 강아지들이 함께 있었다. 그런데 자꾸 보게 된다. 이상하다. 도대체 무슨 시청 포인트가 있는 걸까. 그건 아무도 알 수 없다. 여전히 시청할 뿐이다.
이경규는 지난 13일 방송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를 통해 폭발적인 이슈를 얻었다. 이경규는 자신의 반려견 두치, 뿌꾸, 남순 등의 반려견을 대동했다. 그리고 카메라 앞에 누웠다. 이경규는 뿌꾸의 새끼를 분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존 이경규가 시도했던 프로그램 포맷과는 완전히 다른 콘셉트였다. 확실한 기획의도 대신 느슨한 일상을 소개했다. 마치 이경규는 자신의 집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시종일관 여유 넘치는 모습이었다. 그건 얼굴에서도 묻어났다.
다른 방송에서도 볼 수 없는 이경규 표정이었다. 환하게 웃었고, 편한 얼굴이었다. 늘 방송에 대한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던 이경규는 이날 방송에서는 대중이 아는 ‘앵그리 경규’가 아니었다.
누워서 방송했던 이경규는 “‘마리텔’은 정말 좋은 방송이다. 백세까지 방송할 수 있겠다”고 만족스러워하며 “대한민국 예능은 오늘 ‘마리텔’ 전후로 나뉠 것. 오늘이 분기점이다”고 자신했다.
지난 1월 9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 이경규는 “누워서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된다. 어려울 거 없다 그냥 누워서 계속 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이경규는 불과 두 달 만에 자신의 호언장담을 몸소 실천한 것.
30년 넘는 예능 경력을 가진 이경규는 2016년 급기야 와식방송마저 창시하는 혁명을 일으켰다. “개는 개답게, 사람은 사람답게, 방송은 누워서”를 외치던 이경규에게 대중은 또 한 번 홀릭할 타이밍이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KBS2 ‘태양의 후예’ 화면 캡처, 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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