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글거리지 않아도 감동적일 수 있다. SBS플러스 ‘셰프끼리2’를 보면 알 수 있다.
‘셰프끼리2’는 다른 여행 방송과는 다른 점이 몇 가지 있다. 세프들이 출연하는 만큼 때깔 다른 맛있는 먹거리가 늘 등장한다. 그리고 서로 다정한 말 한 마디 없고, 놀리느라 바쁘지만 중요한 순간에는 상남자스럽게 감동을 선사한다. 쑥스러워서 손발이 배배 꼬일 그런 어록은 남기지 않는다.
지난 26일 방송된 ‘셰프끼리2’에서도 이런 세프들의 면이 담겼다. 분자요리 대가의 레스토랑 디스푸르타르를 떠나 칼솟 최대 생산지 타라고나로 향한 셰프 4인방 최현석, 오세득, 남성렬, 김소봉은 오스칼 가족과의 시간을 기분 좋게 전달했다.
이날 오스칼 가족은 ‘셰프끼리2’를 환대해줬다. 온 가족이 나와 흥겨운 잔치 분위기를 만들었다. 셰프들은 자연스럽게 어울렸고, 또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답례를 하기도 했다. 어른부터 아이까지 누구 한 명 소외되지 않고 하나가 됐다. 셰프들은 화려한 입담이 아닌, “좋았다”, “고마웠다”, “재미있다” 같은 짧은 단어로 소감을 전하며 감동을 더했다.
그리고 음식. 셰프들은 주무기인 요리로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최현석은 어머니가 만들어주던 자신의 소울푸드 ‘파국’을 만들었다. 남성렬은 칼솟의 버리는 부분으로 만든 ‘파전’을, 오세득은 매콤한 ‘칼솟무침’을 대접했다. 정성으로 만든 음식이었다. 이를 맛본 오스칼 가족들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오스칼 가족과 헤어진 후 최현석은 “아무 생각 없이 갔는데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방송이라기보다는 자체로 매우 좋았다. 사람들이 나를 챙겨주고 위해주고 신경 써주는 것이 느껴졌고, 뭔가 해주고 싶은 마음이 전달돼서 좋았다”고 말했다. 남성렬도 “가식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정말 지금 재미있다”고 했다.
김소봉은 유일하게 촬영 후 인터뷰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하루 정도 더 있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가족애를 느끼고 간다”고 감동스러워했다
최현석, 오세득, 남성렬, 김소봉은 틈틈이 아재개그를 하고, 간간이 서로를 구박하고, 정말 가끔 서로를 배려하며 다른 여행 예능과는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억지스럽게 감동을 만든다거나, 잘 짜인 대화를 주고받지 않는다. 대신 조금 서툴고 어색하더라도 가장 일상적인 모습으로 친근함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 친근함은 ‘셰프끼리2’에 빠져들게 하는 큰 무기다.
‘셰프끼리2’는 오는 4월 2일 방송에서 스페인의 미식가 클럽을 찾아 한국과 스페인 음식 교류의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들이 또 어떤 은근한 감동으로 안방 시청자들을 감동시킬지 기대를 모은다.
임영진 기자
news145@tvreport.co.kr
사진 = ‘셰프끼리2’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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