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우인 기자] KBS2 수목 드라마 ‘태양의 후예'(김은숙 최원석 극본, 이응복 백상훈 연출)가 지난 6일 뱡송된 13회의 엔딩으로 시청자들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우르크에서의 재난, 납치 등 최악의 상황에서도 위기를 극복하며 서로의 사랑이 한층 더 단단해진 유시진(송중기)과 강모연(송혜교). 이들에게 앞으로 남은 시간은 3회의 분량. 새드엔딩을 몰랐던 김은숙 작가라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이를 나타내는 장면이 예고 없이 등장한 것처럼 ‘태양의 후예’가 김 작가의 비극 작품으로 기록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김은숙 작가는 ‘파리의 연인’ ‘시크릿가든’ ‘신사의 품격’ ‘상속자들’ 등 많은 히트작을 통해 자신의 이름값을 톡톡히 펼쳐왔다. 모든 게 여주인공의 상상이라는 파격적인 엔딩을 그린 ‘파리의 연인’을 제외하고 김 작가의 드라마 대부분이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었다.
‘어차피 엔딩은 해피’였지만 그럼에도 끝을 맺을 때까지 시청자들과의 팽팽한 ‘엔딩 밀당’을 펼쳐왔던 김은숙 작가이기에 시청자들은 속아도 또 속았고, 속으면서도 행복해할 수 있었다. ‘태양의 후예’도 위기의 상황이 여러 차례 그려졌지만, 해피엔딩에 대해서는 시청자 대부분이 타협하지 않은 부분이다. 그럼에도 ‘태양의 후예’가 그린 전개에 대한민국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격하게 반응한 이유는 김 작가의 화려한 필력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13회의 충격적인 엔딩은 이제껏 ‘태양의 후예’가 해피엔딩일 거라 의심하지 않았던 시청자들의 믿음에 강력한 한방을 날리는 계기가 됐다. 그도 그럴 것이 김은숙 작가 또한 ‘태양의 후예’가 자신에게는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이기 때문이다. SBS를 벗어나서 KBS에서 처음 선보이는 작품, 100% 사전제작, ‘파리의 연인’ 이후 10여 년 만에 시도하는 공통 집필 등 ‘태양의 후예’가 탄생되기까지 많은 변화가 있었다.
SBS에서 김 작가가 새드엔딩을 그리지 않았다고 KBS에서도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법 또한 없다. 오히려 어렵게 변화를 시도했으니 마지막까지 변화로써 시청자들에게 평가받고픈 작가적인 욕심은 가능해 보인다. 이미 많은 히트작을 보유해 믿고 보는 드라마 작가가 된 김은숙에게 색다른 시도가 정신적·환경적으로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터.
13회에서 유시진이 총상을 입고 응급실로 실려들어오는 장면을 내보낸 ‘태양의 후예’는 종영까지 앞으로 3회를 앞두고 있다. 남은 3회의 끝에서 김은숙 작가가 역대급 새드엔딩을 만들어낼지, 아니면 자신의 전공인 해피엔딩으로 안정적인 유종의 미를 거둘지, ‘태양의 후예’의 엔딩에 시청자들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 사진=KBS2 ‘태양의 후예’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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