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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폿@현장] 13년史 토해냈다…‘무도’ 김태호 PD, 회한의 90분·세가지 결론

김풀잎 기자 조회수  

[TV리포트=김풀잎 기자] 김태호 PD가 ‘무한도전’ 종영 소감을 밝혔다. 무려 13년 동안의 소회가 녹아있었다. 

김태호 PD는 오늘(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취재진과 만나 90분 동안 대화를 나눴다. 크게 정리해보자면 세 가지다. MBC를 떠나지 않겠다는 것, 멤버들과 불화설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 시즌2 여부는 불확실하다는 게 요점이다. 

◇ “‘무한도전’만한 유혹 없었다”

김태호 PD는 자신을 둘러싼 끊임없는 이적설을 잘 알고 있었다. “5,6년 전부터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며 “제작사를 차려주겠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나는 ‘무한도전’에서 일하는 PD로만 생각했다. YG에 간다고 해서, 빅뱅이 될 수는 없지 않느냐. 지금으로써는 그런 것을 듣거나, 답을 한 적이 없다. 타사의 자랑거리를 우리 회사에 옮겨올 수 있을까 싶기는 했다. ‘무한도전’만큼, 유혹 받은 것은 없었다. 최근에는 제안 받은 게 없다”고도 강조했다. 

◇ “멤버들과 불화설? 고마울 뿐”

김태호 PD는 ‘무한도전’ 멤버들과의 불화설을, 이 답변으로 대신했다. “‘무한도전’은 MBC 입장에서는 계속 가야 하는 프로그램이 맞다”며 “회사의 도움을 많이 받기도 했다. 그 보답으로 열심히 할 수 있었다. 최행호 PD를 선정하는 과정이, 1월 말까지 진행됐다. 유재석 씨는 13년 동안 ‘무한도전’의 중심이 돼 이끌어 온 인물이다. 1월 초부터, (내가)일을 안 하면 본인도 같이 끝내는 게 맞지 않겠냐고 하더라. 그 의사를 회사에 전달했다. 회사에서는 원치 않는 결말이긴 했다. 1월 말, 최행호 PD가 정해지고, 멤버들과는 계속 이야기를 나눴다. 시즌제는 좋지만, 종영이라는 표현이 쓰이면서 마음이 아팠다”고도 설명했다. 

“유재석 씨가 없었으면, ‘무한도전’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내가 고민을 나눈 상대이기도 했다. 공감도 해줬다. 나도 걱정이지만, 유재석 씨가 다음 주 오늘부터 공허할 것 같다.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는 것. 더불어 “어제(29일) 종방연에 정형돈 씨도 와줬다. 아직 사람 많은 곳은 힘들어하는데 용기 내줬다. 그동안 아픔을 더 챙겼어야했는데 미안했다”고도 토로했다. 당분간은, 매주 ‘무한도전’ 멤버들과 만나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는 것. 

◇ “시즌2? 확답할 수 없지만…”

이날 최고의 화두는 단연, 시즌2와 관련한 것이었다. 김태호 PD는 “‘무한도전’은 처음에는 정해진 것 없이, (멤버들이)좌충우돌 해오는 이야기를 그렸다”고 입을 뗐다. 이어 “2008년 10월 이후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버라이어티가 됐다. 우리의 카테고리가 생겼다. 그 안에서 놀아봤다. 2010년 넘어오면서부터는 더 큰 변화가 있어야 할 거라고 생각했다”고도 말했다. 

김태호 PD는 “시즌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휴식 이야기도 같이 나왔다. 시청자도 만족감을 느껴야겠지만, 제작진도 마찬가지”라며 “‘무한도전’ 역사와 전통을 함께 하면서, 시청자들과 함께 하면서, 신선도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다. 시스템적으로 어떻게 보완을 할까 고민했다”고 속내를 전했다. 

“몇 년 전부터 갈등했던 부분들이, ‘무한도전’의 색깔을 지켜가는 게 힘든 상황이 됐다는 점이었다.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이 떨어졌다. 자괴감도 왔다. ‘무한도전’ 색깔이 내 색깔이었다. 회복하고 채우는데 시간이 할애되지 않을까 싶다”고도 강조했다. 

결론은, 장담할 수 없다는 것. 김태호 PD는 “자신 있게 돌아온다고 이야기를 한다면, 좋겠다. ‘시즌이다 아니다’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없는 건, 내 머릿속에 어떤 구상도 없는 상황이다. 내가 시즌으로 와서 하겠다고 하면, 숙제가 된다. 자유롭게 그냥 생각나는 대로 정리해보고 싶다. 그걸 회사에서 받아들여줬다. 기회를 준 것이다. 회사로서는 큰 손해를 예상하면서 나에게 할애해준 것이다. 값진 시간을 보람되게 보내고 싶다. 약속드릴 수 있는 건, 대중적일지는 모르나, 색깔이 분명한 것들로 다시 인사드리고 싶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무한도전’ 멤버 여섯 명은 어제 종방연 자리에서 마지막 소회를 전했다. 유재석은 “종방연을 처음 해봤다. 아쉽고 죄송한 마음이 든다. 고생 많이 하셨다. 생각했던 것보다 아쉬운 이유는, 우리가 언젠가 이별할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즌1의 종영이다. 원칙으로 13년은 너무 길지 않냐. 기다려주신다면, ‘무한도전’으로 돌아오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정준하와 박명수는 “고맙다. 13년 동안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많이 아쉽다. 갑자기 종영하게 돼서 마음의 준비를 못했다. 회자정리라고 헤어짐이 있으면 좋은 만남이 있을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양세형은 “형들보다는 아니지만, 굉장히 아쉽다. 아쉬움이 있으면, 좋은 일도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갖고 살겠다”고 이야기했다. 

‘무한도전’은 2006년 첫 방송했다. MBC를 넘어 한국 예능프로그램의 새 역사를 새로 쓴 작품. 오는 31일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김태호 PD, 무한도전, 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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