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풀잎 기자] tvN 금토드라마 ‘기억’은 화제성이 뛰어난 작품은 아니다. 시청률 수치가 높은 것도, 포털 사이트 검색 순위가 잦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하는 이야기가 있다. 배우 이성민의 호연과 ‘OST’가 그 주인공이다.
알츠하이머를 선고받은 로펌 변호사의 고군분투를 그려낸 작품답게, 드라마는 무겁고도 진중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여기에 카타르시스 같은 효과도 더해지며 보기 드문 장르물로 거듭났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때 ‘OST’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 잔잔한 멜로디가 적재적소에 배치되며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기억’의 OST를 책임지고 있는 남혜승 음악감독은 TV리포트에 이와 관련한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다음은 남 음악감독과의 1문 1답.
◇ 매 회, 새로운 음악을 작곡하시는지?
매번 다시 만들어요. 기본적인 메인 테마들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 손을 대는 경우도 많고요. 거의 일주일 내내 작업을 하고 있다고 보면 돼요. ‘기억’은 법정 드라마 요소도 있고, 휴머니즘도 있죠. 후반부로 가면서 이 두 부분이 복잡하게 얽혀요. 그러다 보니 다른 작품에 비해 좀 더 섬세하고 디테일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어요. 작업실 팀원들과 함께 여태까지 만든 곡만 200개가 넘어요. 시청자들이 듣기에 비슷해 보이지만, 꽤 달라요. 감정 선에 따라 미묘하게 바꿔주기도 하죠. 그 차이가 은근히 크다는 걸 알거든요.
◇ 주인공 이성민의 테마곡, 어떤 콘셉트로 만드시는지?
극중 이성민 씨는 드라마를 관통하고 있는 큰 사건에 얽힌 주요 인물이에요. 알츠하이머에 걸렸지만, 역설적으로 인간성을 회복해가죠. 한 사람이 변하면 가족과 주변이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과유불급’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음악이 주인공이 되어버리면 곤란해요. 노래 때문에 감정 선을 놓칠 수도 있거든요. 조력자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등장인물의 감정 선을 섬세하게 묘사하는데 도움을 주는 역할이죠.
◇ ‘기억’은 독특한 작품이다. 이성민의 심리적 고민도 담고 있지만, 사건을 해결해 가는 과정이 카타르시스를 안기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박진감을 강조하기 위해 기존 장르물과 같은 톤 앤 매너로 작업을 하시는지 궁금하다.
맞아요, 그렇게 작업해요. 장르물, 가족애 두 부분을 잘 이어가려고 노력 중이에요. 이질감이 들면 안 되니까요. 처음 시놉시스를 받아들고 톤에 대해 고민했어요. 하나의 숙제인 셈이었죠. 결과적으로는 행복해요. 정말 만나기 힘든 그런 대단한 작품이라고 생각하거든요.
◇ OST 앨범 발매 계획이 있는지?
오프닝 타이틀곡에 대한 시청자의 문의가 많았어요. 조만간 온라인 출시를 하려 고민 중이에요.
한편, 남혜승 음악감독은 2001년 MBC 드라마 ‘어쩌면 좋아’로 데뷔했다. 이후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별순검’ ‘인현왕후의 남자’ ‘로맨스가 필요해2012’ ‘나인’ 등의 작품을 맡아왔다. ‘기억’ 다음으로는 ‘굿 와이프’ OST에 제작에 나설 예정이다.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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