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풀잎 기자] 리더십이라고 해서 꼭 부하 직원들을 휘어잡는 카리스마형 리더십만 있는 게 아니다. ‘욱씨남정기’ 속 남정기(윤상현)표 리더십이 시청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얻고 있다.
지난 16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욱씨남정기'(크리에이터 글라인, 연출 이형민, 극본 주현, 제작 삼화네트웍스·드라마하우스) 10회에서는 신제품 기획안 유출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러블리 코스메틱 옥다정(이요원) 본부장과 남정기(윤상현) 과장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누군가가 황금화학에 회사 기밀이나 마찬가지인 색조 화장품 ‘리스타트’ 기획안을 넘기면서 러블리는 발칵 뒤집혔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옥다정은 남정기를 추궁했지만 남정기는 자신은 물론 마케팅 본부에 의심가는 인물이 한 명도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남정기는 동생 남봉기(황찬성)의 심상치않은 목격담에 박현우(권현상) 대리를 의심하기 시작했고, 박대리를 조심히 불러냈다. 하지만 박대리는 발끈, “참고 의리 지켜봤자 뭐하냐. 나 역시 몇 년 후 남과장님 꼴밖에 더 되겠냐. 남과장님처럼 되기 싫어 다른 데 가려 그랬는데 안 그랬다”며 남정기를 디스한 뒤 “나도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내가 안 넘겼다. 내 양심을 지켰다 .어차피 아무도 안 알아주겠지만”이라고 주장했다. 이로써 범인은 박대리가 아님이 드러났다.
옥다정은 모두에게 이 사실을 오픈하기보단 나머지 인물인 장미리(황보라)와 한영미(김선영)를 떠보는 ‘플랜B’를 제안했고 곧 효과가 드러났다. 비정규직 장미리가 범인임이 밝혀진 것. 이에 옥다정은 장미리를 데리고 나가 “너 왜 그랬니? 좁디 좁은 바닥인데 설마 모를 거라고 생각한거냐”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이어 옥다정은 “여기서 벗어나고 싶었다”는 장미리에게 “투정부리지마. 그 어떤 변명도 이번 일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독설을 날렸고, 장미리는 펑펑 울었다. 그런 장미리에게 옥다정은 “여기서 일할 마음은 있고? 절대 용서 못하지. 옆에 붙잡아두고 두고두고 괴롭힐거야”라고 말하며 자신만의 방법으로 장미리를 용서하기로 했다.
그 사이 남정기는 박대리의 충격적인 독설을 듣고는 ‘갑갑한’ 자신의 인생에 대해 되돌아봤다. 이때 등장한 “한 집안의 가장으로 한 집안의 일원으로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갑갑한 인생이라니, 닮고싶지 않은 선배라니. 세상을 바꾸는 사람은 못 됐을지라도 원칙을 지키고 양심을 지키면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왔는데 어느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인생이라니”라는 남정기의 씁쓸한 내레이션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답답한 고구마 같았던 남정기의 박력은 이날 폭발했다. 신팀장(안상우)이 박대리를 배신자로 오해하고 괴롭히자 박대리는 신팀장을 때리려 했고 바로 이 때 남정기가 오히려 신팀장이 아닌 박대리에게 주먹을 날려 그의 정신을 번쩍 들게 했다. 이를 본 러블리 식구들은 전원 경악을 금치 못했고, 남정기 역시 갑작스런 스스로의 행동에 당황했지만 이내 “책임을 져도 내가 질테니 내 부하직원한테 손대지 말라”고 신팀장에게 경고까지 날려 놀라움을 선사했다. 이는 소심한 줄로만 알았던 남정기의 반전 모습이었다.
이같은 남정기식 리더십은 동료들을 감동시켰다. 옥다정, 한영미, 장미리, 박현우 등 동료들도 야근중인 남정기를 찾아가 음식을 건네며 인정해줬다. 박현우는 “사실 남과장님 좋아한다”고 자신의 독설에 대해 사과했고, 남정기는 오히려 “앞으로는 내가 더 잘할게. 선배로서, 어른으로서. 남이 날 알아주든 몰라주든 그건 별로 중요한 게 아냐. 뭘 하든 가장 중요한 건 내가 나를 인정해주는 일 아닐까?”라고 말해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이어진 내레이션을 통해서는 “남들이 인정해주지 않아도 내가 날 인정해주다보면 언젠가는 알아주는 이들도 생기는 거겠지”라는 메시지를 전해 시청자들에게 강한 울림을 선사했다.
한편, 이날 방송 말미 알 수 없는 이유로 조사장(유재명)에게 접근한 금융전문가 이지상(연정훈)의 압박이 서서히 시작돼 긴장감을 높였다. 여러 위기를 함께 극복하며 최강 팀워크를 자랑한 러블리 식구들이 똘똘 뭉쳐 또 한 번 이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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