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풀잎 기자] 스포일러도 막을 수 없는 감동이었다. 16년 만에 한자리에 모인 원조 아이돌 그룹 ‘젝스키스’가 그 시절의 추억과 뭉클한 감격을 선사했다.
MBC ‘무한도전’은 지난해 말부터 특별한 기획을 준비해 왔다. ‘토토가 시즌2’로 젝스키스의 컴백을 구상해 온 것.
이는 엄청난 시도였다. 젝스키스는 2000년 해체 후, 단 한 번도 완전체로 뭉친 적이 없다. god(지오디), 클릭비 등 당대 인기 아이돌 그룹이 연이어 컴백 소식을 알릴 때에도, 그들은 유독 잠잠했다.
‘무한도전’은 오랜 노력의 결과로 젝스키스의 컴백 무대를 마련했다. 노래 선곡에서 안무까지 함께 고민했다. ‘고지용 설득’이라는 큰 산을 넘기도 했다. 고지용은 해체 후, 사업가로 활동하며 평범한 삶을 살아왔다.
은지원을 비롯한 멤버들까지도 16년 동안 만나지 못했다는 고지용. 이제는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 그를 설득하기란 어려운 문제였다. 유재석은 고지용이 ‘무한도전’의 팬이라는 말을 듣고 용기를 냈다. 몇 번의 만남 끝에 드디어, 카메라에 얼굴을 비추겠다는 서명을 얻어냈다.
당초, ‘무한도전’은 젝스키스의 게릴라 콘서트를 준비했다. 젝스키스는 2000년 ‘게릴라 콘서트’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못한 거의 유일한 인기그룹이었다. 프로그램이 생겨나기 몇 달 전, 해체 수순을 밟았기 때문이다.
멤버들과 팬들의 꿈은 실현되는 듯했다. ‘스포일러’가 터지지 않는다면 유효했다. ‘무한도전’ 팀은 비밀유지 서약서까지 받아내며 기밀유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 역시 쉬운 일은 아니었다.
공연을 얼마 앞둔 시점, 스포일러는 결국 터져 나왔고 ‘무한도전’ 팀은 긴급회의에 들어갔다. 결국 모든 계획을 새로 짰다. ‘플랜B’인 ‘하나마나’ 공연으로 대체한 것. 모두가 김이 빠질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스포일러조차 막지 못한 게 있었다. 여섯 멤버들을 향한 팬들의 ‘기다림’과 ‘그리움’이었다. 다소 서툰 노래와 랩, 뻣뻣한 관절에도 팬들은 ‘응원’으로 화답한 것. 게릴라 콘서트가 그대로 열렸다면 더할 나위 없었겠지만, 완전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팬들의 가슴은 벅찼다.
그리고 이러한 열기는 다음 주 이어진다. 다음 주 방송에서는 젝스키스의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의 콘서트가 진행된다. 한편, 이날 ‘무한도전’은 15%(닐슨코리아 집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TV리포트 DB, MBC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