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이제 여군은 그만, 꽃중년 군인들이 대세다
비슷한 패턴을 반복하는 매너리즘에 빠졌던 MBC 예능 ‘일밤-진짜사나이’가 옛 재미를 회복했다는 호평을 얻고 있다. 각양각색 다양한 캐릭터로 중무장한 중년 특집이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는 걸 몸소 보여주며 인기몰이 중인 것.
평균 연령 46.7세인 일곱 멤버의 군대 적응기는 쉽지 않았다. 누군가는 친구의 아들을 선임으로 맞이했고, 누군가는 마음처럼 따라 주지 않는 체력에 울상을 짓기도 한다. 자신의 조카, 아들 뻘인 선임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울고 웃는 오빠, 형들을 보며 어찌 웃음을 터뜨리지 않을 수 있는가.
‘진짜사나이’는 새로운 활력이 필요할 때마다 매번 여군 특집을 선보여왔다. 그러나 최근 방영된 시즌4는 전 시리즈들이 보여 준 패턴을 똑같이 반복, 재생산할 뿐 새로운 그림을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 신선한 캐릭터는 발견되지 않았고, 출연자들 역시 이전의 시리즈에서 보았던 캐릭터들을 재연하고 있을 뿐이었다. ‘진짜사나이’의 히든 카드인 여군 특집에 큰 과제를 남겨준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중년 특집은 신선하다. 아니, 초심으로 돌아갔다는 말이 더 정확하다. 군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며 당황하던 스타들의 모습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화려한 여군 라인업마저 구하지 못한 ‘진짜사나이’를 평균 연령 46.7세의 중년들이 구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
특히 이동준의 재발견이다. 그는 매회 반전 면모를 선보이며 뒤늦게 매력 포텐을 떠트렸다. 연예계 대표 주먹이라 불리는 그는 어린 선임들 앞에서 순한 양이된다. 때로 본능을 발휘하며 허세를 드러내기도 하지만 허당기가 있다.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선임들 앞에서 습관적으로 뒷짐을 지는 그는 동기들을 극도로 불안하게 만든다. 동기들은 그가 혹시 실수라도 할까 봐 좌불안석이고, 결국 윤정수가 그의 비서로 나서며 전우애를 다지고 있다.
이처럼 중년 특집은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으로 시청자의 호기심을 다시 자극하는데 성공했다. 제작진은 이에 힘입어 연예계 절친들을 모은 ‘동반 입대 특집’을 마련한다. 여군 카드를 접고 꽃중년과 손잡은 ‘진짜사나이’가 이 시리즈들을 통해 새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지. 일요일 예능의 판도 변화가 기다려진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MBC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