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방 다 똑같다?
지난해부터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쿡방이 각기 다른 매력으로 롱런에 접어들고 있다.
JTBC ‘쿡가대표’, ‘냉장고를 부탁해’를 비롯해 SBS플러스 ‘셰프끼리2’가 서로 다른 포맷으로 쿡방의 차별화에 성공을 거두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 포맷만큼 다양해진 ‘쿡방 예능’이 시청자들에게 골라 먹는 재미를 주는 것이다.
가장 최근에 시작된 ‘셰프끼리2’는 최현석, 오세득, 남성렬, 김소봉이 스페인을 여행하며 현지 음식을 접한 뒤 레시피를 개발하는 프로그램으로, 셰프들의 리얼한 일상을 보는 재미가 포인트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스타들의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셰프들이 다양한 요리를 펼쳐 현재까지 인기를 얻고 있으며, ‘쿡가대표’는 이연복, 최현석, 오세득, 정호영 셰프가 타 지역 셰프들과 치열한 요리 대결을 벌인다.
‘셰프끼리2’는 ‘쿡방’과 동시에, 셰프들의 리얼한 일상이 담겨 있어 재미를 더하고 있다. 그동안 요리 프로그램에서 분자 요리로 유명세를 떨친 최현석이 후배 셰프들에게 놀림을 받거나, 남성렬이 마음에 드는 직원에게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 등은 기존의 요리 프로그램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셰프들이 24시간을 함께 하며 깨방정을 떨거나, 라면을 먹으면서 군대 이야기로 담소를 푸는 모습은 마치 KBS ‘1박 2일’, tvN ‘꽃보다 청춘’ 시리즈의 리얼리티적인 재미를 주고 있다. 잘 짜인 대본에만 의지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아닌 리얼함이 마치 실제 생방송을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또 ‘셰프끼리2’는 재료가 풍족하지 않은 상황에서 현지인과 제작진을 대접하기 위해 요리를 하는 과정 역시 촘촘하게 그려져 현실감을 더한다. 특히 재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스페인에서 배운 요리 칼솟을 현지의 작은 마을 티엘베의 주민들에게 대접하는 최현석의 모습은 따뜻한 훈훈함을 자아냈다.
셰프들의 확실한 캐릭터 설정 역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관전 포인트다. 어딘지 모르게 허술한 맏형 최현석, 푸근하면서 꼼꼼한 성격의 오세득, 최현석과 톰과 제리 관계인 남성렬, ‘봉무룩’ 김소봉까지 겹치지 않는 캐릭터로 깨알같은 재미를 주고 있다.
쿡방 예능 중 가장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는 ‘냉장고를 부탁해’는 순전히 냉장고에 있는 요리로 각자 다른 ‘쿡방’을 선보이는 셰프들의 모습이 관전 포인트다. 시청자들로 하여금 냉장고에 묵혀둔 재료로도 쉽게 요리를 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있다. 게스트들이 직접 맛에 대한 품평을 할 수 있다는 것 역시 프로그램의 재미 중 하나.
또 게스트의 입담이 요리에 못지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셰프들의 요리만큼이나 게스트의 예능감 역시 중요하다. 게스트가 MC, 셰프들과 ‘찰떡 궁합’을 자랑해야 프로그램의 재미가 두 배가 되는 것이다.
셰프들도 게스트의 입맛을 사로잡는 요리를 선보여야 승자가 될 수 있다. 셰프 대 셰프의 대결 구도로 이뤄진 이 프로그램에서 셰프들은 자신의 요리가 선택되길 기다려야 하는 것. 이 과정에서 게스트와 셰프들의 교감이 상당히 중요한 역할로 작용된다. 게스트의 입맛을 얼마나 파악했느냐에 따라 선택의 유무가 갈리기 때문이다.
‘쿡가대표’는 프로그램의 제목 그대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셰프들이 타지 셰프들과 주어진 시간 안에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지며 짜릿한 긴장감을 주고 있다. 여기에 강호동, 김성주, 안정환의 생생한 중계가 긴박하게 펼쳐져 마치 스포츠 경기를 한 편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셰프끼리2’, ‘냉장고를 부탁해’가 입담이 주를 이룬 쿡방 예능인 것에 비해 ‘쿡가대표’는 토크를 최대한 배제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오로지 실력으로 승부를 가리기 때문에 좀 더 냉정한 시각으로 셰프들의 실력을 엿볼 수 있다.
물론 ‘냉장고를 부탁해’ 확장판에 가까운 형태인만큼 주방 안에 있는 식재료와 한정된 시간 안에 요리를 만들어야 하는 점은 같다. 그러나 시청자들에게 묘한 승부욕을 자극한다는 점이 흥미를 ‘쿡가대표’만의 특징이다. 타지의 유명 셰프와 승부를 겨뤄야 하는 셰프들의 남다른 사명감 역시 돋보인다.
쿡방 예능프로그램이 하나의 예능 콘텐츠로 자리잡은지 어언 2년째. 단순히 요리를 하는 획일화 된 구조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특색을 자랑하는 ‘셰프끼리2’, ‘냉장고를 부탁해’, ‘쿡가대표’가 또 어떤 포맷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양지원 기자 news145@tvreport.co.kr
사진 = SBS플러스, JTBC 제공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