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사극계의 전설’ 이병훈 PD와 최완규 작가가 또 일을 냈다. 16년 전 60%가 넘는 경이로운 시청률을 기록한 ‘허준’에 이어 또 하나의 국민드라마를 탄생시킬 기세다. 의기투합한 두 사람의 조합은 옳았다.
지난 1일 방송된 MBC 새 주말드라마 ‘옥중화’에서는 배우 고수가 첫 등장해 강렬한 매력을 어필했다. 극 중 윤태원 역을 맡은 그는 전옥서(감옥)의 다모인 옥녀(아역 정다빈, 성인 진세연)와 운명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윤태원은 옥녀의 어미를 죽인 윤원형(정준호)의 서자. 두 사람은 서로의 비밀을 모른 채 조우했다. 윤태원은 전옥서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옥녀를 찾아가 감방을 옮겨달라고 부탁했다. 그곳은 모두가 두려워하는 왈패 두목이 있는 곳.
옥녀는 죄수들이 꺼려하는 방에 넣어달라는 윤태원을 수상히 여겼지만, 양아버지 천득을 구해야 하기에 그를 역이용하기로 했다. 옥녀는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면 방을 옮겨주겠다고 말했고, 두 사람은 힘을 합쳐 왈패 두목을 없앴다. 과정은 흥미진진했다. 윤태원은 왈패에게 납작 엎드리며 아부를 하는 듯하더니 밤에 몰래 그를 제거했다. 능글맞으면서도 섬뜩한 이중적 면모를 지니고 있었던 것. 그는 전옥서를 나가며 옥녀에게 인사를 건넸고, 재회를 암시했다.
‘옥중화’는 단 2회 만에 휘몰아치는 빠른 전개로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였다. 벌써 시청률 20%를 돌파했다. 이병훈 PD와 최완규 작가의 파트너십이 또 빛을 발한 것. 특히 옥녀의 성장이 기대를 모은다. 이병훈 PD는 언제나 똑똑하고 다부진 여성을 뮤즈로 내세워 왔다. 옥녀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캐릭터 일부에서 전작들의 클리셰가 느껴지기도 했지만 감옥이라는 신선한 배경이 옥녀의 캐릭터에 차별성을 더해줬다. 전옥서에 갇힌 죄수들의 캐릭터는 이지함부터 왈패까지 다양했고, 옥녀는 감옥에서 자랐지만 이들을 통해 넓은 세상을 봤다. 여성 캐릭터에 일가견이 있는 이병훈 PD의 특기가 또 흥미를 돋운 것이다.
최완규 작가의 실력도 여전했다. ‘허준’을 집필할 당시, 길거리에 사람이 없었다는 말이 떠돌 정도로 흡입력 넘치는 필력을 과시했던 그는 야심작 ‘옥중화’를 통해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을 기세다. 윤태원과 옥녀 캐릭터 외에도 윤원형(정준호), 문정왕후(김미숙), 정난정(박주미) 등 사극에서만 볼 수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도 총망라하며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MBC ‘옥중화’,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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