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우인 기자] 배우 공효진이 데뷔 20년 만에 배우로서 최고의 영예라 할 수 있는 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홀에서 진행된 ‘2019 KBS 연기대상’에서 공효진은 ‘동백꽃 필 무렵’으로 ‘왜그래 풍상씨’의 유준상과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의 김해숙 등 대선배들과의 대결에서 당당히 대상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동백꽃 필 무렵’이 지난해 기록한 시청률(닐슨 최고 시청률 기준 23.8%)로 보나, 대한민국 안방극장에 수놓은 신드롬으로 보나 타이틀롤인 공효진의 대상 수상은 어쩌면 마땅한, 이변이 없는 피날레였다.
또한 공효진이 걸어온 발자취를 돌아볼 때 그의 대상은 아주 적합한 시기에 찾아왔다고 볼 수 있다. 20년 전 데뷔 때부터 그는 한시도 도전하지 않은 적 없고, 최선을 다하지 않은 적이 없는 배우이기 때문이다.
공효진은 모델로 연예계에 입문해 배우로는 지난 1999년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를 통해 데뷔했다. 그의 외모는 당시 여주인공을 주로 맡는 이른바 미인상은 아니었기에 작은 역할로 시작했고, 감초 캐릭터 배우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공효진의 전문은 ‘짝사랑 연기’였다. 2001년 방송된 SBS ‘화려한 시절’에서는 류승범을 짝사랑하는 버스 차장 역할을, 다음해인 2002년 방송된 MBC ‘네 멋대로 해라’에선 양동근을 짝사랑하는 치어리더 역할을, 영화 ‘품행제로’에선 류승범을 짝사랑하는 불량학생 역할을 맡아 연기했다.
이후 공효진은 데뷔 초반의 감초 캐릭터에서 이어진 코믹 연기를 잠시 내려놓고 정극에 도전했고, 그의 선택은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 멜로 장르인 MBC ‘눈사람’, KBS 2TV ‘상두야 학교가자’, SBS ‘건빵선생과 별사탕’, MBC ‘고맙습니다’는 모두 호평을 받았다.
공효진은 이어 2010년 이선균과 호흡한 MBC ‘파스타’, 2011년 차승원과 호흡한 MBC ‘최고의 사랑’, 소지섭과 함께한 SBS ‘주군의 태양’, 조인성과 호흡한 SBS ‘괜찮아 사랑이야’ 등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잇따른 성공으로 ‘공블리’라는 수식어를 탄생시켰다.
그는 출연하는 작품 대부분을 성공의 반열에 올리며 ‘믿고 보는 배우’ ‘편성 파워를 지닌 여성 배우’로 등극했다. 성공하는 작품을 꾸준히 하다 보면 뒤따를 평가가 두려워 작품 선택에서 까다로운 안목을 보이기 마련이지만, 도전할 땐 과감한 공효진이었다.
지상파 첫 예능 드라마인 KBS 2TV ‘프로듀사’와 B급 코드를 품은 SBS ‘질투의 화신’이 그것. ‘프로듀사’에선 ‘쌈닭’ 음악 PD를, ‘질투의 화신’에선 생계형 기상캐스터를 각각 맡아 ‘공효진 화(化)’했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이처럼 다양한 장르,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농익은 공효진과 산전수전 다 겪어왔지만, 신파로 보여선 안 되고, 미스터리, 모성애, 짠내 등 다채로운 내면을 품은 동백이가 만났으니, ‘동백꽃 필 무렵’에도, 공효진에게도 이번 연기 대상은 필연의 결과물이었다.
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 / 사진=’2019 KBS 연기대상’ 방송화면 캡처, 드라마 포스터 스틸컷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