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영화 ‘곡성’이 스포일러라는 몸살을 앓고 있다. 개봉 전부터 쏟아졌던 뜨거운 반응이 개봉 후에도 계속되는 행복감이 가득하지만, 많은 관객이 본 만큼 아직 영화를 접하지 못한 예비 관객들에게 ‘몰라도 될’ 아니 ‘몰라야 할’ 내용을 먼저 알게 되는 스포일러가 불편함을 안긴 것.
11일 전야 개봉한 영화 ‘곡성’은 보름간 독주를 펼쳐온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를 꺾고 박스오피스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개봉 이틀째에도 이 자리를 지키며 관객들의 높은 관심을 증명하고 있는 상황. 때문에 돌아오는 주말에는 더욱 많은 관객들이 ‘곡성’을 찾을 것이라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많은 관객이 즐긴 영화인만큼 ‘곡성’을 본 후 감상을 적은 글을 온라인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영화의 결말이나 반전까지 모두 담긴 글들로 인해 ‘곡성’의 예비 관객들은 아쉬움을 토로한다. 도가 지나친 스포일러 탓에 스포일러를 처벌해 달라는 청원까지 일고 있을 정도다.
과거 영화 ‘유주얼 서스펙스’ ‘텔 미 썸딩’ ‘식스센스’등 스릴러 영화들이 범인이나 마지막 반전 포인트가 알려지면서 영화를 접할 예정이었던 관객들을 김빠지게 한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최근에는 한 영화에 깜짝 등장한 배우의 존재가 언론시사회 후 기사화돼 영화팀이 아쉬움을 토로한 바도 있었다.
감상을 기록으로 남겨두고, 다른 이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의도는 좋지만, 스포일러가 되는 순간 그 영화를 기다려온 이들에게는 지뢰가 되기도 한다. 스포일러는 예비 관객뿐 아니라 이 영화를 만든 제작진, 배우들에게도 힘 빠지는 일임이 분명하다.
‘곡성’을 먼저 즐긴 관객들은 앞으로 이를 접할 예비 관객들을 위해서라도, 그들의 흥미와 재미를 빼앗는 일은 자제가 필요하다. 영화의 비밀은 영화를 접한 관객들과 제작진, 배우들만이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 된다면 가장 좋겠지만, 감상평을 간직하고 싶다면 글 제목에 ‘스포일러 주의’ 표시를 하는 작은 배려라도 하면 어떨까.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영화 ‘곡성’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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