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그림 한 점(20호 기준)에 천만 원에 팔린다고 자랑하던 화가 겸 가수 조영남이 별안간 대작논란에 휘말렸다. 지난 몇 년 간 다른 작가에게 대작을 의뢰했고, 이를 통해 완성된 그림으로 전시회를 개최하고, 판매했다는 것.
17일 오전 무명화가 A씨(60)가 2009년부터 조영남의 대작을 담당했다고 폭로했다. 1점당 10만원 안팎의 대가를 받으며 조영남의 그림을 그려줬다는 것. 이에 춘천지검 속초지청은 즉각 조영남의 소속사 및 갤러리 등 3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명령했다.
이번 사건이 발생되자 동양대학교 진중권 교수가 SNS에 “조영남 대작, 재미있는 사건이 터졌네”라고 관심을 보였다. 이번 사건으로 검찰 측이 사기 혐의를 물어 압수수색에 돌입했다는 것에는 “오버액션”이라고 말했다.
진중권 교수에 따르면 조영남이 시도하고 있는 개념미술과 팝아트 이후 작가는 콘셉트만 제공한다는 것. 물리적 실행은 다른 작가에게 맡기는 게 일반화된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그 예로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앤디 워홀을 언급했다.
물론 조영남 편에 선 건 아니다. 작품의 콘셉트 제공 여부가 핵심이라고 짚었다. 콘셉트를 조영남이 제공했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것마저 다른 이가 제공했다면 대작이라고 꼬집었다. 여론 재판으로 조영남을 매장하기 좋은 상황이지만, 제대로 알고 지탄해야 한다는 게 진중권 교수의 의견이었다.
또 조영남의 그림 값에 대해서도 “그렇게 높은 편도 아니다. 웬만한 작가들 다 그 정도는 받는다. 다만, 이 분 작품은 그리는 족족 팔리나 보다”며 원칙적으로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검찰이 아닌 미술계 논쟁으로 해결할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조영남은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작품 활동에 대해 세세하게 공개했다. 40~50번 정도의 미술전을 개최했다는 조영남은 갤러리를 연상케 하는 집에 자신이 완성한 그림들로 인테리어를 대신했다.
한 프로그램에 나선 김연희 큐레이터는 “미술에 관심 없는 분들도 조영남 선생님의 작품은 확인하려고 많이들 찾아주신다. 선생님의 작품은 이해하기가 많이 어렵지 않아서 대중이 더 좋아하는 것 같다”고 조영남의 미술 작품을 설명했다.
또 “그림을 구매하시는 분들은 상위1%다. 조영남 선생님 그림이 구매하시는 분들은 처음으로 작품을 구매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조영남에 따르면 그림 가격은 엽서 한 장 정도 크기에 50만 원. 20호 그림 기준으로 1000만 원 정도에 판매된다고 소개한 바 있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각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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