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배우 염정아가 압도적인 연기력과 절대적 존재감으로 안방을 긴장케 했다.
염정아는 JTBC 금토드라마 ‘마녀보감’(양혁문 노선재 극본, 조현탁 심나연 연출)에서 흑주술을 하는 홍주로 분해 열연 중이다. 21일 방송된 ‘마녀보감’ 4회에서는 드디어 시작된 연희(김새론)의 저주와 함께 연희를 죽이려는 홍주, 이를 막으려는 최현서(이성재)의 대립이 펼쳐졌다.
홍주역의 염정아는 그야말로 드라마를 씹어 먹는 열연으로 시청자들에게 몰입감을 선사하며 극적 재미를 끌어올렸다. 한 치 앞도 예상 못하는 사건의 연속에서도 염정아의 등장은 압도적이었다. 염정아가 등장할 때마다 공기가 다르게 느껴졌을 정도로 분위기를 장악했다. 미묘한 표정 변화로 감정의 흐름을 조율하고 간담이 서늘한 눈빛으로 핏빛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염정아의 연기는 극의 무게감을 더했다.
이미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입증된 염정아의 탄탄한 연기력이 강력한 포스의 역대급 캐릭터와 만나니 그 결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연희가 살아있음을 알고 최현서를 찾아가는 장면은 서로 다른 카리스마의 대격돌을 보는 듯했다. 최현서가 끝내 연희를 지키려 들자 쉽게 물러나는 척 하면서도 죽어가는 풍연(곽시양)의 모친 옥씨(윤복인)를 자극해 연희의 거처를 알아낸 후 살짝 짓는 미소는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흑림을 습격해 드디어 연희와 마주한 장면은 4회의 백미. 자신과 흑주술로 연결된 공주가 살아있음을 알게 된 홍주가 연희를 품에 안은 채 “아가. 슬프냐. 괴로우냐. 그러게 왜 태어난 것이냐. 아무도 널 원하지 않았는데”라고 읊조리며 “모두를 살리고 싶으냐. 허면 너만 죽으면 된다”라고 내뱉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또한 연희가 사는 것이 하늘의 뜻이라는 최현서의 말에 “애초에 공평하지 않은 운명에 순응하며 사는 것이 하늘의 뜻입니까? 많이 가진 자들의 노리개가 되고 밟혀도 무조건 그 앞에 납작 엎드리는 것이 하늘의 뜻입니까?”라고 반문하며 울컥하다 이내 감정을 다잡고 차갑게 돌변하는 섬세한 연기로 흡입력을 높였다. 결국 자신을 방해하는 최현서를 찌른 후 “이제부터 제 뜻이 곧 하늘의 뜻입니다”라고 내뱉는 장면에서는 염정아의 잔혹한 카리스마가 정점을 찍었다.
드라마 ‘태조 왕건’ 이후 15년 만에 사극으로 돌아온 염정아는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압도적인 연기력과 존재감을 발휘 중이다. 염정아 표 홍주는 시청자를 긴장게 만드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한편 ‘마녀보감’은 저주로 얼어붙은 심장을 가진 마녀가 된 비운의 공주 서리와 마음 속 성난 불꽃을 감춘 열혈 청춘 허준의 사랑과 성장을 그린 판타지 사극이다. 매주 금, 토요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된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JTBC ‘마녀보감’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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