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가영 기자] 누군가의 할머니, 누군가의 할아버지였던 그들이 이젠 극과 무대를 이끄는 주인공이 됐다. 그들의 이야기, 그들의 도전. 제법 재밌고 감동적이다.
최근 화제를 모은 tvN ‘디어마이프렌즈’, JTBC ‘힙합의 민족’은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시니어들이 주인공인 프로그램이라는 것. 두 프로그램은 시니어들의 사는 얘기, 시니어들의 힙합 도전을 다뤄 사랑을 받았다.
tvN ‘디어마이프렌즈’는 평균 연령 72세, 출연진 연기경력 도합 300년인만큼 출연진들 모두 고령으로 구성됐다. 김혜자, 고두심, 나문희, 윤여정, 박원숙, 신구, 주현, 김영옥 등 쟁쟁한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해 명품 드라마를 만들어내고 있다.
‘디어마이프렌즈’는 긴 시간을 살아온 꼰대들의 이야기들을 담은 만큼 수많은 사연들이 담겼다. 남편의 외도 장면을 목격한, 그 일로 절친한 친구와 원수가 된 장난희(고두심), 짠돌이 남편 김석균(신구) 때문에 평생을 고생한 문정아(나문희), 수많은 식구들을 건사하느라 제대로 된 청춘을 보내지 못한 오충남(윤여정), 여배우로 화려한 삶을 살았지만 사랑 때문에 여러번 상처를 받은 이영원(박원숙). 이들의 이야기는 MSG가 첨가되지 않아도 충분히 흥미를 끈다.
특히 내공이 탄탄한 배우들이 극을 이끌어가는 만큼 몰입도 또한 높다. 이들은 연기가 아닌, 실제 그 배역이 돼 가슴 찡한 감동과 웃음을 안기고 있다.
지난 27일 종영한 JTBC ‘힙합의 민족’ 또한 마찬가지. 할머니들의 힙합 도전이라는 색다른 포맷으로 화제를 모은 이 프로그램은 웃음으로 시작해 감동을 안기며 막을 내렸다.
‘힙합의 민족’의 라인업 또한 화려했다. 원조 할미넴 김영옥부터 이미 랩 실력을 보여준 최병주, 우리 소리의 자존심 김영임, 카리스마 에어로빅 강사 염정인, 똑부러지는 배우 양희경, 청순 여배우 이경진, 신스틸러 이용녀, 대학가요제 대상 출신 문희경까지. 이들이 젊은이들의 음악이라고 인식된 힙합에 도전했다.
‘힙합의 민족’ 8인의 할머니들을 지원하는 래퍼들의 라인업 또한 대단했다. MC 스나이퍼, 피타입, 치타, 한해, 키디비, 릴보이, 딘딘, 주헌. 실력파 래퍼들이 할머니들과 파트너를 이뤄 열혈 지원에 나섰다. 매회 황금 게스트까지 함께해 할미넴들의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웃음 거리가 될 줄 알았던 할머니들의 랩 무대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연습하는 열정의 할미넴들. 그 덕분에 매회 나아지는 할미넴들의 랩실력은 결코 그들을 비웃을 수 없게 했다. 할머니들 또한 “이젠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다. 더 도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히며 감동을 안겼다.
주인공이 아닌, 주인공을 빛내주는 조연으로 활약을 한 시니어들. 이들은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살아있다”를 외치며 드라마 그리고 무대의 주인공으로 화려한 빛을 냈다.
김가영 기자 kky1209@tvreport.co.kr/ 사진=tvN, JTBC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