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옥중화’가 ‘사이다 엔딩’으로 시청자들의 체증을 단숨에 내리며 명품 사극의 면모를 과시했다.
29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옥중화’(연출 이병훈, 극본 최완규_ 10회에서는 옥녀(진세연)와 윤원형(정준호)의 목숨 건 도주가 숨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했다.
지하감옥을 탈출한 옥녀는 태원(고수)과 폐가에 은신하지만 곧 이어 포도청 종사관 성지헌(박태준)이 이끄는 군졸들에게 은신처를 발각 당하고 말았다. 우여곡절 끝에 군졸들을 따돌린 옥녀와 태원은 윤원형의 본처 김씨 부인(윤유선)이 살고 있는 안국동 본가에 도움을 청한 뒤 몸을 피했지만 그마저도 오래 가지 못했다. 정난정(박주미)의 끄나풀이자 김씨 부인의 하녀(정은성)가 저잣거리에 붙은 옥녀의 용모파기를 보고 민동주(김윤경)에게 옥녀가 안국동에 있다는 사실을 알린 것. 옥녀의 위치를 파악한 성지헌은 군사들을 이끌고 안국동으로 직행해 그를 체포하지만 또 다시 반전이 일어났다. 문정왕후(김미숙)의 명을 받아 옥녀를 찾고 있던 내금위 종사관 기춘수(곽민호)가 성지헌을 막아 선 것.
죽음의 목전에서 구사일생하게 된 옥녀는 문정왕후의 앞에 서게 됐다. 문정왕후는 옥녀를 향해 “니가 박태수의 임종을 지켰다고 들었다. 모든 정황을 소상히 말해 보거라”라며 진실을 요구했다. 옥녀는 눈물을 터뜨리며 “그 분은 스승이기 이전에 저에게 아버지와 같이 다정한 분이셨다”며 박태수와의 만남부터 시작해 그에게 무예와 학문을 배운 사실, 또 체탐인으로서 함께 임무를 수행하게 된 사실을 털어놓았다.
옥녀가 문정왕후를 향해 박태수의 임종 당시 상황을 이야기 하던 찰나 사태 수습을 위해 대비전을 찾은 윤원형-정난정이 도착했고, 문정왕후는 두 사람을 처소에 들인 후 보란 듯이 옥녀에게 “박태수가 너에게 남긴 말은 없었느냐”고 물었다. 이에 옥녀 역시 윤원형-정난정을 아랑곳하지 않고 “이 모든 것이 윤원형 대감의 계획된 음모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윤원형 대감하고는 오랜 악연이 있다 했습니다. 해서 저와 함께 임무를 수행한 체탐인에게 박태수 어른을 죽이라는 명령을 내린 것입니다”라며 윤원형의 모든 음모를 고발하며 극이 종료됐다.
옥녀는 박태수의 죽음 이후 누명을 쓴 채 심적 고통에 시달린 것은 물론 이도 저도 할 수 없는 갑갑한 처지에 놓여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낸 바 있다. 이 가운데 옥녀의 용감한 진실규명은 시청자들의 묵은 체증을 단숨에 내려가게 만들어 줄 정도로 시원스러운 한 방이었다. 이에 옥녀가 박태수의 죽음으로 인한 정신적 혼란을 내려놓고 특유의 당차고 영민한 성격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동시에 그 동안 옥녀를 죽이려고 혈안이 되어있던 윤원형과 정난정 역시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 앞으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이 가운데 진세연과 김미숙의 탄탄한 연기력 역시 빛을 발했다. 전광렬과의 인연을 밝히며 오열을 토해내는 진세연의 모습에서는 그 동안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비밀을 털어놓는 것에 대한 시원함, 스승을 죽였다는 오명을 벗을 수 있다는 기쁨, 동시에 사랑했던 스승을 잃은 슬픔 등이 한데 섞인 복잡한 심경이 고스란히 묻어나 시청자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반면 김미숙은 명불허전의 카리스마로 화면을 가득 채웠다. 특히 정준호와 박주미를 향해 “닥치지 못할까”라고 호통치는 장면에서는 한 마리의 암사자같은 여장부의 포스가 폭발,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MBC ‘옥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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