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대박’ 최민수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안광을 빛내던 여진구가 결국 왕좌에 올랐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던가, 이전보다 더욱 강건해진 그의 모습이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7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대박’(권순규 극본, 남건 박선호 연출) 22회에서는 경종(현우)의 승하로 영좌에 오른 영조(여진구)의 모습이 그려졌다.
앞선 방송에서 연잉군(여진구)은 경종에게 게장과 홍시를 바쳤다. 경종은 자신의 마지막을 직감한 듯 슬픈 눈을 하고 연잉군을 향해 “금아, 내가 미안하다”라며 마음을 표했다. 제 형이자 조선의 왕 앞에서 연잉군은 마음을 표하지 않았지만 속내로 경종에게 미안한 마음을 곱씹었다.
결국 연잉군의 계획대로 경종은 유명을 달리했고, 오랜 시간 발톱을 숨겨왔던 연잉군의 눈빛은 달라졌다. 경종의 상중, 소론 김일겸은 연잉군을 찾아가 경종이 승하한 것에 대한 이유를 따져 물었다. 이때 연잉군은 “영감의 눈에는 국본이 보이지 않는단 말입니까”라며 따졌다.
뿐만 아니라 연잉군은 경종의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한양으로 온 대길에게도 솔직히 털어놓지 못했고, “(나는) 저하가 아니라 전하다” “두 번 다시 무수리 천출의 자식이라 능욕당하지 않을 것이다. 나를 거역하는 자, 능멸하는 자, 모욕하는 자, 더는 용서치 않는단 말이다. 설령 내 부모, 내 형제라도”라며 달라진 자신의 마음을 표출했다. 두 눈에는 눈물이 고일지언정 얼굴에는 강경한 속내가 얼음장처럼 스몄다.
연잉군은 그렇게 임금이 됐고, 영조가 됐다. 영조가 왕좌에 올라 가장 먼저 한 일은 저를 천한 무수리 신분이라며 멸시했던, 그리고 제 편을 몰살했던 소론의 우두머리를 척결하는 것이었다. 영조는 칼을 뽑았고, 그들을 참형시켰다.
제게 반기를 드는 자에게 냉혹한 칼을 휘두르며 강력한 왕권을 다지려 했던 영조. 영조는 옥좌의 주인이 되었지만, 대길이 곁을 떠난 뒤 홀로된 외로움과 공허함에 시달려야 했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고, 거머리처럼 살아남은 이인좌가 난을 일으켰다. 영조는 결국 “이인좌와 그 일당들을 남김없이 도륙 하라”라며 명령을 내렸다.
이날 방송에서 여진구는 결국 목전에 왕좌를 둔 연잉군의 모습부터 왕좌의 주인이 된 직후 핏발 서린 눈으로 신하들을 둘러보던 영조의 모습, ‘이인좌의 난’ 소식에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던 날선 왕의 모습까지 모두 소화했다. 어색할 줄 알았던 짙은 수염도 제 것 인양 소화하는 그의 모습은 연잉군에서 어느새 영조로 옷을 갈아입었다.
결말까지 2회만을 남겨둔 ‘대박’에 피바람이 일었다. 이인좌에 다시금 맞서는 형제 백대길과 영조, 두 사람은 철천지원수 이인좌와의 대결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까. 다음 주 그려질 ‘대박’ 23, 24회에 관심이 쏠린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SBS ‘대박’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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