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우인 기자] 오는 20일 동시 방영을 앞둔 KBS2 ‘뷰티풀 마인드’와 SBS ‘닥터스’의 공통점은 의학 드라마이며 두 드라마 모두 오래전부터 편성에 난항을 겪었다는 사실이다.
그랬던 ‘뷰마’와 ‘닥터스’가 같은 시간대에 경쟁을 벌이게 된 데다, SBS는 강은경 작가의 첫 의학물도 일찌감치 ‘보보경심: 려’ 후속으로 편성했다. 의학 드라마가 올해 유독 봇물이 터진 것처럼 보이는 이유다.
따지고 보면 올해 초 신드롬을 일으킨 KBS2 ‘태양의 후예’도 의학 장르와 무관하지 않다. 여주인공인 강모연(송혜교)가 사명감 투철한 의사고, 캐릭터 절반이 의사와 간호사로 생명의 존엄성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극적인 긴장감과 휴머니즘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의학물만 한 장르가 없긴 하지만, 지난해 방송된 KBS2 ‘블러드’의 부진 여파 때문일까 그 이후의 의학 드라마 편성 소식이 뜸했기 때문에 의학 드라마를 향한 업계의 최근 선호가 특별하게 다가온다.
TV리포트가 조사한 드라마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의학 드라마의 잇따른 편성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타이밍이고, 또 하나는 실패의 리스크가 적기 때문이다.
드라마 외주 제작사 PD는 “너도 나도 사극을 편성할 때가 있는 것처럼, 의학 드라마도 타이밍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의학 드라마가 이슈가 되는 타이밍이 올해 온 것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현직 드라마 PD는 “의학 드라마는 대부분 성공했고, 대박은 아니어도 평타는 친다는 인식이 강한 장르”라면서 “그런 의학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닥터스’와 ‘뷰마’가 왜 지금까지 편성되지 않고 표류했는지 그 이유에 더 주목해 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PD에 따르면, 의학 드라마의 취약점은 제작비가 많이 드는 데 반해 해외 수출 성적이 좋지 않은 장르다. 그러다 보니 방송사가 편성을 꺼리게 되는 것. 이 같은 현상은 국내 드라마가 중국 시장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 더욱 심화됐다고 이 PD는 해석했다.
올해 의학 드라마의 편성 봇물 이면에는 드라마의 성공 가능성과 해외 수출 성과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만큼 뛰어난 기획안이 고갈됐다는 의미 또한 깔려 있다. 외주 제작사 PD와 현직 드라마 PD 모두 “어차피 두 마리 토끼를 잡지 못할 바엔 한 마리라도 제대로 잡겠다는 목적 때문에 의학 드라마의 선호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입을 모았다.
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 사진=SBS, KBS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