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무더운 여름이 시작되는 6월, 이맘때가 되면 생각나는 여름 드라마가 있다. 청량한 분위기 속 펼쳐졌던 달콤한 사랑 이야기, 과거 납량특집 드라마에서 그려졌던 소재를 적절하게 곁들인 이야기가 담겼던 그 드라마.
시원하고 달콤한 이야기에 푹 빠져버리게 만드는 마법 같은 드라마. 어느새 여름의 더위는 잊고, 그 시절로 추억 여행을 떠나게 만든다.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여름 드라마 베스트 4를 모아봤다.
◆ 내 이름은 김삼순(2005 作)
외모와 촌스러운 이름에 콤플렉스를 갖고 있던 김삼순의 삶과 사랑을 경쾌하게 그려낸 이 드라마는 방송 당시 1회 시청률 17.4%, 최고 시청률(16회) 49.1%, 평균 시청률 36.9%(이상 닐슨코리아 제공)을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예쁘지도 않고 날씬하지도 않으며 젊지도 않은 엽기발랄 노처녀 파티시에 김삼순(김선아)과 그의 앞에 나타난 잘생긴데다 어리지만 성격이 까칠한 고용주 현진헌(현빈)의 이야기. 진헌은 삼순에게 계약 연애를 제안하고, 삼순은 경매에 넘어갈 위기에 처한 집을 구하기 위해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삼순과 진헌이 자주 올랐던 남산 계단, 진헌이 삼순에게 선물했던 돼지 인형은 드라마를 떠올리게 하는 포인트기도 하다. 여름에 방송됐던 탓인지, 뜨거운 시청률 덕분인지 방송된 지 10년을 훌쩍 넘긴 지금도 여름이면 삼순과 진헌의 사랑이 펼쳐졌던 빵집 배경이 떠오르곤 한다.
◆ 커피프린스 1호점(2007년 作)
드라마 제목만으로도 이야기가 펼쳐졌던 왕자 커피 아니 커피 프린스가 떠오르고, OST가 저절로 귓가에 재생되는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하게 만드는 ‘커피 프린스 1호점’. 사내아이 같은 외모를 지닌 고은찬(윤은혜)은 아르바이트를 위해 남자인 척을 하고, 커피 프린스에 취직해 카페의 사장 최한결(공유)과 브로맨스인 듯 로맨스를 펼쳤다.
싱그러운 배경의 커피 프린스와 고은찬 최한결의 티격태격 로맨스, 고은찬의 비밀을 알고 있는 한결의 사촌형 최한성(이선균)과 한결의 첫사랑이자 한성의 옛 애인 한유주(채정안)의 관계가 보는 재미를 더했던 이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의 시작을 알렸던 타루의 ‘랄랄라, It’s Love!’, 배우 이선균의 ‘바다 여행’은 여전히 여름만 되면 라디오를 통해서도 자주 들을 수 있는 ‘여름 고정 레퍼토리’가 됐을 정도다.
◆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2010 作)
500년 이상 봉인됐던 구미호(신민아)가 2010년에 풀려나 인간의 모습으로 살게 되는 과정, 그런 구미호와 사랑에 빠진 남자 구대웅(이승기)의 이야기를 담은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여름이면 안방에 펼쳐지는 ‘납량특집’의 현대판인 듯 구미호의 이야기와 현실의 모습이 적절히 섞여 재미를 안겼다.
주인공 구미호는 고전 설화 속 구미호의 기본 레퍼토리에 섬뜩함은 빠지고 사랑스러움이 더해 시청자를 설레게 하는 포인트로 탄생됐다. 배우 신민가 그린 2010년 표 구미호는 하얀 원피스를 주로 입고, 동그란 눈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 가끔 기분 좋을 때 펼쳐지는 아홉 개의 꼬리는 마치 ‘구미호 쇼’를 보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 탄산음료도 ‘뽀글이 물’이라 부르고, 세상에서 고기를 가장 좋아하는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매력까지 갖춘 이 구미호가 당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 오 나의 귀신님(2015 作)
‘납량특집’이 실종된 여름 드라마 시장에 모처럼(?) 귀신 이야기가 펼쳐졌다. 지난해 여름 전파를 탔던 ‘오 나의 귀신님’은 음탕한 처녀 귀신(김슬기)이 빙의 된 소심한 주방 보조 나봉선(박보영)과 자뻑 스타 셰프 강선우(조정석)의 응큼발칙 빙의 로맨스를 담았다.
귀신이지만 우리를 겁먹게 했던 기억 속 처녀귀신과는 다르다. 남자들을 따라다니기 바쁜 이 귀신에 빙의한 나봉선의 깜찍한 애원 “한 번 만”과 그런 봉선을 귀찮아하는 척하면서도 은근하게 챙겨주는 츤데레남 강선우의 달달한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눈에 하트가 퐁퐁 솟아나게 했을 정도.
여기에 밝은 미소와 성실함으로 새까만 속내를 감춘 최성재(임주환)의 본 모습이 드러날 때는 소름 끼치는 섬뜩함도 선사했다. 달고 상큼하고 서늘함까지 갖춘 ‘오 나의 귀신님’이 진정한 ‘여름 드라마’로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MBC, SBS,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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