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 한류 스타 없이도 콘텐츠 하나로 승부한 드라마 ‘시그널’이 중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6회 전 회가 공개된 가운데 17일 오전 현재 누적 조회 수는 1억 6500만을 넘어섰다.
‘시그널’은 중국 텐센트TV VIP페이지를 통해 독점으로 공개되고 있다. 중국 제목은 ‘신호'(信號). 12회부터 최종회까지는 유료회원에게만 공개됐음에도 조회 수는 계속 오르고 있다.
중국에서 1억 뷰 돌파는 사실 현지 온라인 콘텐츠 시장에서 크게 의미 있는 숫자는 아니다. 중국 현지 인기 드라마의 경우 수십억 뷰가 기록되는 일이 예사이기 때문. 대히트를 기록한 태양의 후예도 16회 총 누적 조회 수가 38억 뷰다.
주목할 것은 로맨스가 아닌 스릴러 장르의 ‘시그널’이 검열을 무사히 통과해 중국 시청자들에게 전해졌다는 점, 그리고 시청자 평점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시그널’은 중국 당국의 사전 심의에서 전체 합격을 받았다. 편집의 칼이 닿지 않은 완벽한 버전의 ‘시그널’은 현재 텐센트 방영 VIP 드라마 가운데 가장 높은 평점인 9.6을 기록하고 있다. 완성도 높은 미국 드라마들까지 제치고 평점과 조회 수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에서 ‘시그널’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소식은 국내 한류 콘텐츠 제작자들에게도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류스타+로맨스=한류 드라마’의 공식을 깰 돌파구가 필요하던 참이었다.
사랑 이야기는 만국 공용이기 때문에 어디서든 통한다고는 하지만, ‘한류’라는 이름으로 로맨스가 범람하고 있는 탓에 국내 시청자도 장르의 다양성을 즐기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국 드라마를 향한 해외 팬들의 시선도 ‘한류 드라마는 로맨스’라는 게 지배적이다.
콘텐츠를 위한 콘텐츠가 아닌, 기획 단계부터 수출을 목표로 한 콘텐츠를 만들다 보니 해외 시청자의 입맛에도 맞을 드라마만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수출을 위한 게 아닌, 수입하고 싶게끔 만드는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게 우선이다.
지상파 드라마의 시청률이 하락하고 케이블 드라마가 사랑을 받는 추세는 중국의 웹드라마 붐과 그 시작이 비슷하다. 늘 거기서 거기인 드라마가 보기 싫어 케이블로 채널을 돌리는 국내 시청자, 군인 이야기와 항일 첩보 드라마가 지겨워 훨씬 다양한 스토리를 찾고자 모바일로 드라마를 보는 중국 시청자도, 모두 새로운 무언가를 향한 갈증이 이유다. 결국 남과 차별화된 신선한 콘텐츠가 답이다. ‘시그널’의 성공이 잘 만든 드라마가 잘 팔리는 웰메이드 한류의 청신호가 될지 주목된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 / 사진=텐센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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