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 최근 우리 배우들이 중국 스크린에 진출해 활약하고 있다. 한류 스타 이민호부터 연기파 배우 이정재까지, 대륙 영화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 배우들의 중국 진출에 앞서 우리 영화에서 우리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 중화권 배우들도 있었다. 이들은 우리와 다른 말을 쓰지만, 남다른 존재감으로 한국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국 배우와의 연기 콜라보도 눈부셨다.
◆ 청순가련 첫사랑, ‘호우시절’ 고원원
맑고 분위기 있는 외모는 정우성의 그녀가 되기에 충분히 아름다웠다. 허진호 감독의 2009년작 ‘호우시절’에서 유학 시절 만났던 한국인 박동하(정우성 분)과 재회한 여주인공 메이 역을 연기했다.
쇼트커트에도 청순한 외모에, 어딘가 사연이 있는 듯 가련한 분위기는 감성물의 대가 허진호의 영화와 딱 맞아떨어졌다. 정우성과의 케미도 좋았다.
메이 역의 고원원은 출장차 중국에 온 동하와 다시 만나 지난날의 풋풋한 사랑을 추억하며 설렘을 되살린다. 다시 사랑하게 될 줄 알았지만 결국 또 헤어지게 되는 안타까운 남녀의 이야기에서 고원원은 사연 있는 아름다운 여자 메이로 완벽하게 분해 한국 관객들에게 존재감을 알렸다.
◆ 두근두근, 국경 초월 중년 로맨스…’도둑들’ 임달화
베테랑 여배우 김해숙을 설레게 한 사람은 홍콩 톱배우 임달화였다. 임달화는 2012년작 ‘도둑들'(최동훈 감독)에서 현금을 노리는 홍콩 일당 보스 첸을 연기해 홍콩 중년 배우의 무게감을 보여줬다.
그런데 강렬한 마스크의 임달화가 ‘도둑들’에서 담당한 건 다름 아닌 로맨스. 극중 팹시(김혜수 분)와 마카오박(김윤석 분)의 사랑보다 더 기억에 남은 사랑 이야기가 바로 씹던껌(김해숙 분)과 첸(임달화 분)가 나눈 중년의 썸이다.
두 사람은 마카오 도박장을 털기 위해 일본인 부부로 위장, 파트너로 교감을 나눈다. 첸으로 분한 임달화는 작전 도중 씹던껌을 살뜰하게 챙기는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의외의 설렘을 안겼다.
임달화는 2012년 내한 당시 인터뷰에서 “첸과 씹던껌의 멜로는 키스신이 시작이었다”며 “국적이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사랑이 현실적으로 힘들지만 영화를 통해서 두 중년의 흥미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도둑들’ 속 김해숙과의 멜로 라인에 남다른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 ‘만추’, 韓팬의 탕웨이 향한 무한 사랑 스타트
탕웨이는 당대 최고 스타 현빈과 호흡을 맞춘 영화 ‘만추'(2010)를 계기로 현재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중국 여배우가 됐다. ‘만추’의 김태용 감독과 결혼까지 하며 한국 팬들에게 완벽한 ‘호감’ 이미지를 심었다. 한국 관객에게만큼은 ‘색계’의 탕웨이가 아닌 ‘만추’의 탕웨이로 기억되게 했다.
그렇다면 한국 관객을 홀린 ‘만추’ 속 탕웨이는 어땠을까. 축축하고 스산한 시애틀을 배경으로, 탕웨이는 대충 묶어올린 헤어스타일에 베이지색 트렌치코트로 ‘분위기 여신’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톱스타 현빈과의 호흡도 탕웨이의 인지도 상승에 주효했다.
어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수감 중 잠시 외출에 나선 애나(탕웨이 분)와 누군가에게 쫓기는 남자 훈(현빈 분)의 끝이 정해진 러브 스토리도 탕웨이의 ‘분위기 여신’ 이미지에 한몫했다. 낮고 부드러운 탕웨이의 목소리도 남성 관객은 물론, 여성 관객들의 마음까지 움직였다.
이제 김태용 감독의 영원한 뮤즈가 된 탕웨이. 태교 중인 탕웨이가 출산 뒤 남편 김태용 감독의 영화를 통해 다시 한번 한국 관객과 만나길 기대해본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 / 사진=임달화, 고원원, 탕웨이, 영화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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