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신나라 기자] SBS 새 파일럿 프로그램 ‘인생게임-상속자'(이하 ‘상속자’)가 베일을 벗었다. 날 때부터 금수저인 상속자와 그 아래로 나뉘는 계급. 계급 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는 냉혹한 현실이 투영됐다. 보는 내내 왠지 모를 씁쓸함이 느껴졌다.
지난 17일 방송된 ‘상속자’에서는 제비뽑기를 통해 자신의 계급이 정해진 일반인 출연자 9명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들은 모두 게임 아이디로 서로를 부르며 가상 화폐인 코인으로 거래를 한다.
금수저를 뽑아 상속자가 된 사람은 ‘선수’. 상속자는 자신의 재량으로 집사,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사람들을 나눴다.
비정규직 사람들은 호화로운 상속자의 집에서 떨어진 별채에 머물러야 했다. 또한 몸으로 하는 힘든 일을 도맡아 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입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차별을 당했다. 상속자와 정규직들은 45개의 코인을 재량껏 가져갔다. 놀랍게도 비정규직 가운데 코인을 가져간 이는 아무도 없었다. 45개의 코인에서 그들의 몫은 남아있지 않았다.
이때부터 비정규직의 설움이 터져 나왔다. 열정페이조차 받지 못한 이들은 어떤 방법을 써도 상속자 근처에도 못 가는 현실을 깨달았다. 결국 자신의 목소리를 전하려면 개인이 아닌 단체가 움직여야 한다는 걸 알았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이 비정규직 사이에선 통했다.
이날 비정규직 남성 한 명은 “어젯밤에 잠깐 즐거웠으면 또 오늘 하루가 고단하고. 그게 서민의 삶 아니겠냐. 잠깐 꿈꾸다 제자리로 돌아왔는데 뭔가 잃은 것 같다”는 말로 씁쓸함을 더했다.
정규직 사람들도 냉혹한 현실에 놀라기는 마찬가지. 한 여성은 “(상속자가 된 게) 태어난 복이라는 생각 밖에 안 든다. 처음엔 운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운이 쭉 따라간다”고 말했다.
실제 참가자들의 출연 이유도 현실적인 문제 때문인 경우도 있었다. 한 여성 참가자는 “통장에 단 돈 만 원이 없던 적도 있다”며 “‘상속자’에서 상금을 받아 학자금 대출을 갚고 싶다”고 밝혀 젊은 세대들의 현실 고충을 녹여냈다.
비록 가상 공간이었지만 한국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참가자들의 모습. ‘상속자’의 계급 사회를 계속 볼 수 있게 될까.
신나라 기자 norah@tvreport.co.kr /사진=SBS ‘인생게임-상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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