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이종석 김우빈 박신혜, 동갑내기 세 배우의 활약에 안방이 즐겁다. 각자의 자리에서 뛰어난 연기력으로 제 캐릭터를 마치 본연의 자기인 듯 소화하는 것은 물론, 깊은 감정연기마저도 완벽하게 보여주며 시청자를 TV 앞에 묶어두고 있다.
세 배우의 연기 중 눈길을 끄는 한 대목은 바로 눈물 연기. 왠지 모르게 울리고 싶은 이종석과 커다란 덩치를 다독여주고 싶은 김우빈, 함께 울게 만드는 박신혜까지, 각기 다른 색을 지닌 눈물의 장인 3인방에 드라마를 보는 재미는 더욱 높아졌다.
◆ ‘W’ 이종석, 왠지 울리고 싶잖아
전작들에서도 눈물 연기로 매번 관심을 모았던 이종석은 현재 MBC 수목드라마 ‘W-두 개의 세계’(송재정 극본, 정대윤 연출, 이하 ‘W’)에서 웹툰 속 주인공 강철로 분해 열연 중이다. 사격 국가대표로 10대 때 이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인물로 저를 제외한 부모님과 두 동생이 괴한에게 총을 맞아 살해된 것도 모자라 이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돼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인물.
특히 ‘W’ 1회에 잠시 담겼던 가족들의 사고를 목격한 강철의 눈물은 짧았지만 시청자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가족들의 죽음을 뒤늦게 발견한 강철의 충격과 공포, 안타까움과 놀라움 등 복잡한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얼굴에 차마 떨구지 못하고 맺힌 눈물이 시청자를 몰입시켰다.
모든 걸 다 가진 캐릭터를 연기하는 만큼 이번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을 줄 알았던 이종석의 눈물 연기. 시청자들에게 ‘왠지 울리고 싶은 배우’로 꼽힐 만큼 그의 눈물 연기는 작품 할 때마다 화제로 떠올랐다. 억울함과 서글픔이 한껏 담긴 표정과 눈물은 ‘눈물의 장인’이라 불릴만하다.
◆ ‘함부로 애틋하게’ 김우빈, 말없이 토닥토닥
큰 키와 목소리만으로도 믿음직한 분위기를 안기는 김우빈이 눈물을 흘리면 시청자의 마음이 더욱 동한다. 김우빈은 KBS2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이경희 극본, 박현석 차영훈 연출)에서 안하무인 톱스타 신준영 역을 연기 중이다. 고등학교 시절 어렵사리 찾아갔던 아버지 현준(유오성) 앞에서 자신을 망신 줬더, 그래서 치기 어린 마음에 괴롭혔던, 그리고 훌쩍 사라졌다가 거짓말처럼 눈앞에 나타난 다큐멘터리 PD 노을(수지)에게 마음을 빼앗긴 인물.
신준영은 저로 인해 교통사로를 당한 후 깨어나지 않는 노을의 곁을 지키며 눈물을 뚝뚝 흘렸고, “저를 죽이시고 을이를 살려 주십시오”라고 애타게 기도했다. 한참 시간이 흘러 신준영은 시한부 선고를 받고도 이상 기운을 감지하지 못하다가 노을과 다큐 촬영 직전 갑작스럽게 찾아온 극심한 통증에 힘겨워하며 오열했다. 제게 찾아온 죽음의 그림자가 앞서 하늘에 빌었던 약속 때문이라도 되는 듯 슬픈 독백을 읊조리며 안방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절대 안 울 것 같은 비주얼로 눈물을 흘리면 깜짝 놀라다가도 이내 다독여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김우빈의 눈물 연기가 시청자에게 그런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 숨넘어갈 듯 오열하는 그를 보며 시청자들은 ‘나도 모르게 손 내밀어 다독여주고 싶었다’고 표현했다.
◆ ‘닥터스’ 박신혜, 오구오구 울지마요
‘연기 잘 하는 20대 배우’로 꼽히는 박신혜는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하명희 극본, 오충환 연출)에서 붕괴된 가정으로 마음의 문을 닫은 문제아에서 신경외과 의사로 성장한 유혜정을 연기한다. 전학 간 고등학교에서 담임선생님으로 만난 홍지홍(김래원)의 따뜻한 보살핌, 내리사랑이 무엇인지 보여준 할머니(김영애)의 사랑으로 제 인생의 변화를 꿈꾸게 된 인물.
세상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까칠해질 수밖에 없었고, 남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싸움에 능통해야 했던 혜정이 눈물을 보인 것은 세상에서 유일하게 저를 사랑해주던 할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 앞에서였다. 세상이 무너진 듯 주저앉아 슬프게 눈물을 흘리는 혜정의 모습이 슬픔을 선사했다. 이후 의사가 된 혜정은 할머니의 죽음의 이유를 추적하다 할머니의 납골당을 찾아가 다시 한 번 눈물을 훔쳤다.
우는 모습에 시청자는 마음을 쓸어내리고, 브라운관 속으로 들어가 다독여주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어떤 상황에서도 뾰족했던 혜정이 펑펑 눈물을 쏟을 때, 할머니의 영정을 품에 안고 오열할 때, 이 모든 걸 실제 상황인 양 리얼하게 보여주는 박신혜의 연기는 시청자도 함께 눈물 흘리며 그 눈물을 닦아주고 싶게끔 했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 각 드라마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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