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9집 앨범을 끝으로 연예계를 떠났다가 17년 만에 미니음반을 내고 컴백한 양수경의 신곡에 세계적인 거장이 참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눈길을 끈다.
양수경은 애초에 지난 12일 컴백 CD를 시판할 예정이었는데 미국에서의 최종 마스터링 작업 과정에서 미세한 실수가 발견돼 초도물량을 전량 폐기한 후 다시 작업했다. 그런데 이 아주 자그마한 흠을 발견한 사람이 바로 양수경의 마스터링 엔지니어인 탐 코인이란 사실이 알려진 것.
그는 아델, 샘 스미스, 마크 론슨, 제니퍼 로페즈, 테일러 스위프트, 아리아나 그란데, 비욘세 등 팝계를 쥐락펴락하는 슈퍼스타의 음반만을 전문적으로 믹싱하고 마스터링 작업을 한 최정상급 스튜디오 엔지니어다.
양수경은 이번 음반에 수준급 프로듀서인 하광석이 작사 작곡한 신곡 ‘사랑 바보’를 비롯해 나훈아의 ‘갈무리’ 등 리메이크곡 3곡 등 총 4곡을 취입했는데 요즘 대중의 귀가 고급스러워진 점을 감안해 최상의 음질로 승부를 보겠다는 마음으로 코인에게 후반작업을 의뢰한 것.
취입 전에 그녀는 사전준비를 철저하게 했다. KBS2 ‘불후의 명곡’을 통해 녹슬지 않은 가창력을 입증한 그녀의 풍부한 성량과 물 흐르듯 유연한 가창표현법을 국내 최고의 바리톤 임준식(롤란드 임)에게 미리 보컬트레이닝을 받은 것. 그런데 이 임준식이 보통 성악가가 아니었다.
유럽과 일본 등에서 롤란드 임으로 유명한 임준식은 이탈리아의 현존하는 3대 바리톤 중 한 명인 롤란도 파네라이의 수제자다. 파네라이는 마리아 칼라스, 쥬세페 디 스테파노와 함께 카라얀 군단의 대표주자로 손꼽히는데 특히 카라얀이 자서전에 가장 훌륭한 바리톤이라고 극찬한 바 있는 이탈리아의 국민적 영웅이다. 세계적인 오페라무대인 라 스칼라 오페라극장 및 유럽 유수 극장에서 50년 동안 주역으로 활동한 그는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적인 목소리로 노래해야 한다는 독특한 발성법과 철학으로 널리 알려졌다. 교수법이 까다롭기로 유명해 배출한 제자가 극소수인 그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수제자가 바로 임준식으로 자신의 이름을 따 롤란드라는 아트네임을 직접 지어줄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보인다.
임준식은 베르디의 오페라 ‘리콜레토’의 리골레토 역을 맡아 데뷔했을 정도로 일찍이 실력을 인정받아 이탈리아 전국 순회공연을 2차례나 치렀고, 영국 유니세프 음악회 초청공연, 일본 후지와라 오페라단 정기 연주회 출연 등으로 유럽과 일본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현재 롤란드 아트월드 대표 겸 극단 자유 소속으로 활동 중이다.
양수경은 “클래식의 발성과 기본 체계를 갖추니 노래의 깊이가 훨씬 더 깊어지고 감정의 표현이 매우 탁월해진 것을 느낄 수 있다”며 “앞으로 어느 곳에서건 라이브로 청자와 교감하고 호흡을 함께하는 데 주력함으로써 예전보다 더 대중에게 다가서는 친구 같은 가수로 활동하겠다”고 두 거장의 도움에 대한 화답으로 팬서비스를 약속했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김보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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