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 캐스팅 논란이 불거졌다. 신인 여배우를 여주인공으로 발굴하는 ‘모험’에 직접 판을 짜고, 과정까지 공개했지만, 결과는 ‘여주인공 캐스팅 불발’. 방송 전부터 시청자와의 약속을 저버린 드라마가 됐다.
4일 한 매체는 “SBS ‘엽기적인 그녀’ 오디션으로 뽑힌 김주현이 여주인공 자리에서 내려왔다. 현재는 여주인공 자리를 놓고 A급 배우들에게 제안이 들어간 상태”라고 보도했다. ‘엽기적인 그녀’ 측은 김주현 캐스팅 불발에 대해 인정하며 “한중일이 엮인 대형 프로젝트다 보니 이런 상황이 됐다. 새로운 인재를 찾아 드라마를 만들어보려 노력했으나 무산됐다”라고 알렸다.
‘엽기적인 그녀’는 동명의 영화를 드라마화하는 작품으로 의례적으로 여주인공인 ‘엽기녀’ 캐스팅 과정을 오픈했다. 배우들이 직접 오디션에 도전장을 내밀고, 전문가들의 서류 심사를 거친 후보들을 공개해 예비 시청자의 투표를 받았다. 이렇게 매겨진 배우 점수는 TOP3 결정은 물론 TOP1 결정에도 영향력을 미쳤다. 남자 주인공 견우 역으로 확정된 주원까지 함께한 오디션 결과까지 더해져 ‘엽기녀’를 선발했다.
그러나 ‘김주현이 하차한다’는 소문은 무성했고, 결국 소문은 사실로 드러났다. 제작사 측은 “김주현의 여주인공 캐스팅이 불발된 것뿐”이라며 다른 역할로 출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또한 여주인공으로 거론된 배우 오연서에 대해 “추후 캐스팅에 관해 결정된 것이 없다”고 답했다. 오연서 측은 “제안받은 작품 중 하나일 뿐 확정된 것이 없다”고 입장을 전했다.
새로운 아이디어로 새로운 인재를 찾아 새로운 배우를 탄생시키겠다는 계획과 함께 시작된 ‘엽기적인 그녀’ 찾기는 결국 용두사미가 됐다. 신선한 시도로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커다란 이슈는 만들지 못 했다. 이는 ‘대국민 투표’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결국 대국민의 투표 결과를 무시한 꼴이다.
투표에 동참한 예비 시청자 중 “신선한 시도를 하려 했던 노력만큼은 인정해 달라”는 제작사의 입장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여주인공 자리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게 된 김주현도, 이후 ‘엽기녀’가 될 배우에게도 곤란함만 가중시켰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SBS ‘엽기적인 그녀’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