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혼술남녀’의 만능열쇠, 키의 종횡무진 활약이 놀랍다.
키는 지난 19일 방송된 tvN 월화 드라마 ‘혼술남녀’(명수현 백선우 최보림 극본, 최규식 정형건 연출)를 통해 철없는 금수저 공시생 기범의 서툰 희로애락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키가 분한 기범은 노량진에서 가장 천하 태평해 보이는 인물이다. 신상 트레이닝복으로 노량진 패션피플을 자처하고 고기와 술을 즐기며 인기 많은 드라마, 웹툰, 게임까지 온갖 문화생활을 섭렵하는 베짱이 족이기도 하다. 공부에만 매진하는 공시생들에게는 무늬만 공시생인 기범이 달갑지 않을 터다.
결국, 기범은 친구 동영(김동영)에게 절교 선언을 듣게 된다. 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였다. 앞서 기범은 실연의 아픔에 죽겠다는 동영을 울며 찾아 나서고, 동영이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 힘들 때마다 툴툴거리면서도 늘 가장 먼저 나서 살뜰하게 제 친구를 챙겼었다. 이 갑작스러운 절교선언에 깊은 배신감을 느낀 건 당연지사. 이후 기범은 동영을 마주칠 때마다 바짝 날을 세웠다.
게다가 기범은 고등학교 시절 자신을 끊임없이 괴롭혔던 동창 샤이니 민호(민호)의 일진 행각을 인터넷에 폭로했다 외려 악플 테러를 당하고, 실명과 과거 사진이 공개된 데 이어 집 앞까지 찾아온 민호 팬들에게 뭇매를 맞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키는 이러한 기범의 감정의 고저를 세밀하게 표현했다. 코믹한 장면에서 키는 가감 없이 망가지는 연기로 극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어내며 안방에 큰 웃음을 안겼다. 악플을 읽으며 흥분하는 모습과 술에 취해 이를 가는 모습은 과연 생활연기의 백미였다.
그러나 잃었다 생각했던 친구의 미안함 담긴 손에 울컥 북받치던 모습은 늘 철없어 보이던 기범의 순수하면서도 깊은 속내를 순간 내보이며 보는 이들을 완전히 설득했다. 자칫 가볍게만 보일 수 있던 캐릭터의 중심을 잡은 무게감이었다.
키의 노련한 연기는 ‘혼술남녀’의 감초가 됐다. 극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매력을 더하며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명실상부 올해 발견한 연기돌로 손꼽아도 좋을 듯하다.
한편, ‘혼술남녀’는 서로 다른 이유로 혼술하는 노량진 강사들과 공시생들의 알코올 충전 혼술 라이프를 그린 드라마다. 매주 월, 화 밤 11시 방송.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tvN ‘혼술남녀’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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