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로코 베테랑’ 공효진이 로코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흔히 말하는 로맨틱 코미디에는 늘 짝사랑과 삼각관계, 더 나아가 사각관계를 넘어서까지 남녀 주인공들의 다양한 애정전선이 존재하고 쉴 새 없이 위기가 닥치곤 한다. 하지만 현실 속에 존재할 법한 리얼한 연기를 펼치는 자타공인 로코 장인 공효진이 선보이는 예측불가 통통 튀는 매력의 표나리 캐릭터는 자칫 뻔하게 흘러갈 수 있는 이야기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지난 13일 방송 된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 16부에서는 헤어지느니 차라리 양다리를 걸치라며 우격다짐으로 밀어 붙이는 이화신(조정석)과 고정원(고경표) 사이에서 난감함을 감추지 못하는 표나리(공효진)의 모습이 그려졌다. 표나리는 두 남자 모두를 사랑하는 자신의 이중적인 마음을 모두 접으려 애쓰지만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세 사람의 관계에 차라리 셋이 함께 살자는 초강수를 띄웠다. 이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진! 지한 고뇌에 빠진 두 남자와 홀로 편안히 잠든 표나리의 모습은 앞으로 벌어질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시켰다.
짜증내고 화를 내도 사랑스러운 공효진의 마력이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한 회였다. 특히 조정석과 고경표 두 남자 사이를 오가며 상대에 따라 표정, 몸짓, 목소리까지 변화하는 공효진의 연기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지독하게 아팠던 3년의 짝사랑 시간 동안 눈 한 번 더 마주치고 말 한 번 더 걸어보려 애썼던 표나리는 더 이상 없었다. 화신이 자신에게 그러했듯 독설도 서슴지 않고 술 마시지 마라 화도 내고 물건도 집어 던진다. 그러면서도 아픈 화신을 두고 보지 못하고 살뜰히 챙기기까지 츤데레 면모를 드러내고 가끔은 사랑스러운 애교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들며 안방극장을 살살 녹게 만들었다.
하지만 고정원과 있을 때는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첫 만남부터 항상 자신에게 다정하고 사랑 받는다는 느낌을 주는 정원에게는 언제까지고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 듯 표나리의 표정과 행동은 조심스러웠다. “야, 정원아.”라고 부르면서도 스스로 놀랄 만큼 화신의 앞에서와는 전혀 다른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모든 말, 매 순간이 설레는 듯한 수줍은 그녀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몰입은 물론 공감마저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독특하고 유쾌발랄한 스토리와 상대 배우에 따라 자유자재로 변화하는, 심지어 대사가 없을 때마저도 눈빛 하나, 얼굴 표정 하나로 모든걸 표현해내는 공효진표 로코연기가 더해지면서 기존 로코와는 다른 새로운 장을 열어가고 있어 남은 이야기를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SBS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