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풀잎 기자] 검은 두루마기에 갓을 쓴 차림, 핏기 없는 새하얀 얼굴 속 무섭고 서늘한 인상으로 죽은 자를 인도한다는 저승사자.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한국 설화 속 전형적인 저승사자의 모습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의 생각을 뒤바꾸고 있는 이들이 있다. 바로 지난 26일 MBC를 통해 첫 방송된 드라마 ‘우주의 별이’ 지우와 최근 종영한 tvN ‘도깨비’의 이동욱이다.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이들의 공통점은 무서운 저승사자 캐릭터를 누구보다 귀엽고 사랑스럽게 구현해냈다는 점. 이들이 그려낸 저승사자는 어떻게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었는 지 그들의 매력을 알아봤다.
◇ 딱딱한 저승사자 복장은 가라, 그들만의 저승사자 패션
저승사자 이야기가 현대물로 넘어오면서 이들의 패션에도 변화가 생겼다. ‘별이'(지우)의 경우, 우리가 알고 있는 전형적인 저승사자 복장과 비슷한 검은 한복에 갓을 쓴 차림. 하지만 여고생 팬 저승사자 답게 뿔테안경에 귀여운 캐주얼 운동화를 신고 자전거를 이용하는 모습으로 등장해 발랄하고 상큼한 매력으로 매 장면 시청자들을 미소 짓게 하고 있다. 그에 더해 ‘왕여'(이동욱)는 누구보다 시크한 현대적인 패션으로 눈길을 끌었다. 사자 일을 할때 갖추는 각 잡힌 블랙 슈트와 페도라는 저승사자에 대한 신선한 이미지를 구축, 뭇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 현대 사회 직장인과 다를 바 없는 저승사자의 직업 고충
또한 이들은 현대 사회 직장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친근하고 인간적인 면모로 신선한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 별이는 ‘저승사자 인력파견소’ 소속이지만, 평소 여린 마음으로 사람들을 제 때 올려보내지 못해 저성과자로 낙인 찍힌 애잔한 캐릭터. 왕여 역시 서류 업무에 지친 직장인 처럼 ‘기타누락자’에 대한 서류 처리 문제로 항상 골머리를 앓는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에게 웃픈 공감대를 제공했다.
◇ 감성적인 저승사자의 애틋한 ‘일편단심’
죽은 자를 인도하는 섬뜩한 역할의 저승사자지만 그와 대조되는 이들의 일편단심도 눈길을 끈다. 별이는 좋아하는 가수 ‘우주'(수호)의 죽음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매일 같이 그 곁을 지켰고 트럭 사고로부터도 무사히 구해낸다. 이에 우주가 천수를 누릴 수 있도록 인간이 되어 역송하는 길 까지 택한 별이. 누구보다 순수한 별이의 매력이 인상적이다. 뿐만 아니라 왕여도 전생과 현생, 그리고 미래에서 조차 오직 써니(유인나)만을 사랑하는 애틋한 모습을 보여 극의 훈훈함을 더한 바.
이처럼 이들은 무서운 이미지의 저승사자를 특유의 사랑스러움과 인간적인 면모로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시청자들의 애정을 독차지 하고 있다.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MBC,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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