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박근혜 탄핵? 미국 트럼프도 복잡해요”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에서 열린 영화 ‘공각기동대:고스트 인 더 쉘’ 내한 기자회견에는 루퍼트 샌더스 감독과 배우 스칼렛 요한슨, 줄리엣 비노쉬, 필로우 애스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공각기동대’는 엘리트 특수부대를 이끄는 리더 메이저(스칼렛 요한슨)가 세계를 위협하는 테러 조직을 쫓던 중 잊었던 자신의 과거와 존재에 의심을 품게된 후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의 루버트 샌더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스칼렛 요한슨(메이저), 마이클 피트(쿠제), 줄리엣 비노쉬(닥터 오우레), 필로우 애스백(바토), 기타노 다케시(다이스케 아라마키)가 출연했다.
‘공각기동대’는 1989년 출간된 시로 마사무네의 동명의 원작 만화를 시작으로 1995년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극장팬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돼 센세이션을 일으킨 작품이다. 뤽 베송 감독의 ‘제5원소’, 워쇼스키 자매 감독의 ‘매트릭스’ 등 SF명작 영화에 영감을 준 ‘공각기동대’는 일본 특유의 퇴폐미, 파격적인 소재와 액션으로 성인 관객의 구미를 당긴 작품이다.
이번 영화는 30년 만에 최초로 실사로 재탄생했다. 이날 공개된 30분 분량의 풋티지 영상에는 영화의 배경이 되는 미래도시가 압도적인 미쟝센으로 구현돼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일본 감성이 담긴 실사화 배경에 흑발을 한 백인 스칼렛 요한슨이 종횡무진하는 모습이 묘한 느낌을 풍긴다.
마블 시리즈 블랙 위도우 역으로 전 세계 마음을 뒤흔든 스칼렛 요한슨은 오차 없는 두뇌,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완벽한 신체능력의 메이저 역으로 분했다. 전라 노출을 연상하게 하는 슈트 액션신이 화끈한 재미를 안긴다.
만삭 때문에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어벤져스2’), ‘루시’ 당시 내한이 불발됐던 스칼렛 요한슨은 “첫 내한이 떨린다. 늘 오고 싶었던 한국에 오게 돼 기쁘다”고 내한 소감을 밝혔다.
스칼렛 요한슨은 극중 기탄 다케시와 각각 영어, 일본어로 대사를 주고받은 것에 대해 “물론 언어의 장벽이 있긴 했지만 눈빛이 더 큰 부분을 차지했다. 눈빛은 영혼의 창문이라고 하잖나. 의사소통의 가장 큰 도구이자 영혼 대 영혼으로 대화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칼렛 요한슨은 “이 프로젝트에 어떻게 생명을 불어넣을지, 애니메이션을 벗어나 실사로 어떻게 옮겨나갈지 처음엔 이해하기 힘들었다. 메이저는 정체성에 대해 투쟁하고 있는 캐릭터다. 원작 애니메이션 역시 시(詩)적이고 실존주의적 질문도 던지지 않나. 자아, 초자아도 등장한다. 절대 쉬운일이 아니었다”고 원작의 세계관을 표현하는 어려움을 전했다.
정치적 질문도 등장했다. 매체를 통해 반(反) 트럼프임을 밝힌 바 있는 스칼렛 요한슨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관련 질문에 “나까지 한국 정치에 끌고 들어간다면 어려울 것 같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뉴스를 통해 접했다. 미국 상황 역시 복잡하다. 한국 정계 관련돼 말씀드리지 않아야 할 것 같다. 다만 트럼프에 대한 언급은 계속할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내 유쾌한 모습을 보였다. 스칼렛 요한슨은 “투명슈트를 입는다면 무슨 일을 하고 싶나”라는 질문에 “청와대에 몰래 들어가 탄핵 관련 정보를 알아내 여러분에게 전해줄 것이다. 재미 없었나? 반응이 별로 안 좋다”고 센스 넘치는 답변으로 장내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었다.
줄리엣 비노쉬는 메이저의 비밀을 감축 있는 박사 닥터 오우레 역을 맡았다. 메이저가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는 인물이자 그의 과거에 대한 비밀을 감추고 있는 캐릭터. ‘벤허’, ‘루시’ 등의 작품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필로우 애스백은 섹션9 팀원이자 메이저의 조력자 바토로 분했다.
‘공각기동대’는 3월 29일 개봉한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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