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악인을 더 악인답게 만드는 엄기준의 남다른 캐릭터 소화력이 안방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엄기준은 종영까지 2회만을 남겨둔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에서 극악무도한 살인마 차민호로 분해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이제는 엄기준이 차민호인지, 차민호가 엄기준인지 혼란을 가중시킬 정도로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을 자랑한 그. 종영을 2회 남겨둔 상황에서 인생 캐릭터를 갱신한 엄기준의 두고 두고 회자될 명장면을 꼽았다.
◆ 숨소리조차 달랐던 쌍둥이 형제, 선호-민호
시청자들은 헤어스타일과 안경으로 쉽게 선호-민호를 구별했지만, 엄기준은 달랐다. 대사를 읊어내는 톤, 대사 마디의 숨소리, 말을 할 때 사용하는 얼굴 근육까지 달리하는 섬세하면서도 확연한 차별을 두는 연기로 전혀 다른 사람인 듯한 연기를 펼친 것. 마치 무대 위의 생생한 연기를 보는 듯 생동감 넘치는 연기로 엄기준의 첫 등장을 알렸다,
◆ 보는 사람이 더 아팠던 지문 자해
자신을 계속해서 쫓는 박정우(지성)를 피해 도망 다니다 공장 지하실에서 정우를 맞닥뜨린 민호. 정우의 수사를 피하기 위해 수증기가 새어 나오는 뜨거운 파이프 관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열 손가락을 모두 갖다 대고 스스로 화상을 입혔다. 열 손가락의 지문이 모두 녹아 내린 손을 들고 악랄하게 웃으며 계속해서 정우를 도발하는 민호. 빨갛게 달아올랐던 민호의 손가락을 보고 시청자들은 ‘내 손가락이 아픈 듯’이라며 리얼한 연기에 감탄을 내뱉었다.
◆ 제니퍼 리 살인 사건
쌍둥이 형 선호의 내연녀였던 제니퍼 리(오연아 분)가 새롭게 등장,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선호(민호)를 이상하게 여기며 계속해서 의심했다. 이에 민호는 선호인 척 제니퍼 리를 대했지만, 끊임없이 자신을 의심하는 제니퍼 리를 가차 없이 살인했다. 친구였던 제니퍼 리의 죽음을 핸드폰을 통해 생생히 듣고 있던 연희(엄현경)는 충격에 빠져 교통사고를 냈고, 연희의 사고를 자신인 척 위장해 스스로 감방에 들어갔다. 이를 계기로 민호와 정우는 적과의 동침에 들어서며 본격적인 두 배우의 기 싸움이 시작됐다.
◆ 드라마 속 드라마. 민호의 소름 돋는 막장 1인극 (feat.기승전빵)
감방에 새로 들어온 민호에게 신고식을 요구한 감방 식구들. 감방 식구들과 정우 앞에서 밖에 있을 때 1인극을 한 적이 있다며 자신 있게 연기를 펼친 민호. 그 연기는 민호가 정우의 부인 지수(손여은)를 죽일 때 지수가 정우에게 빌고 또 빌었던 대사였다. 이에 정우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민호를 공격했지만, 밀양(우현 분)의 번뜩이는 센스로 위기를 벗어났다. 시청자들은 두 배우의 현실감 넘치는 연기로 손에 땀을 쥐고 가슴을 쓸어내리게 만들었다.
◆ 아버지의 죽음과 싸늘한 외면
자신이 선호가 아닌 민호라는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던 아버지 차영운(장광) 회장과 대립을 벌인 민호. 비자금 내역을 들먹이며 아버지를 협박, 끊임없이 위협했다. 충격에 쓰러진 차회장의 모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형도 절 도와줬어요. 아무도 몰랐잖아요. 이번에도 모를거에요. 한번만 더 저 좀 살려주세요. 고마워요 아버지. 차명 제가 지킬게요”라고 말하며 아버지의 손을 놓고 싸늘히 외면했다.
엄기준은 영혼까지 끌어 모은 연기력으로 매 회 명장면을 탄생시켰으며, 인생 연기를 펼치는 등 차민호가 곧 엄기준이자 엄기준이 곧 차민호인 캐릭터 완벽 몰입으로 시청자들을 만족시켰다.
이렇게 시청자들에게 막강한 존재감으로 인생 연기를 펼치고 있는 엄기준이 출연하는 ‘피고인’은 오늘(20일) 밤 10시에 17회를 방송한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SBS ‘피고인’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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