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풀잎 기자] 기득권의 생명력은 지독하리만큼 끈질겼다.
어제(21일) 방송된 MBC 월화특별기획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극본 황진영/연출 김진만, 진창규/제작 후너스엔터테인먼트) 16회에서는 과거 길동(윤균상)의 계략에 빠져 몰락한 왕족 충원군(김정태)이 도환(안내상)과 손을 잡고 재기해 홍길동 사단의 목을 옥죄며 또 다른 반전의 재미를 선사했다.
도환과 손을 잡은 충원군은 악랄함에 음흉스러움을 더했다. “양반 사내들의 민심을 이용할 줄만 안다면 복수하기 위해 굳이 손에 피를 묻힐 필요도 없다”는 도환의 가르침을 마음에 새긴 충원군은 이전의 노골적인 탐욕스러움과 방탕한 기색을 지우고, 고요하고 청렴한 선비의 모습으로 유생들을 홀려 여론을 만들었다.
도환의 역할도 컸다. “전하께서 하고 싶으나 차마 하지 못한 일을 하라”는 말로 한성부의 새 서윤이 된 정학(박은석)을 자극해 홍길동 사단인 끗쇠(이호철)를 옥에 잡아넣었다.
이날 방송은 내내 긴장의 연속이었다. 서로에게 부모를 죽인 원수의 아들인 정학과 길동은 서로를 알아보지 못했지만 끗쇠를 사이에 두고 또 다시 악연의 물꼬를 텄다.
큰어르신으로 거듭난 길동을 향해 청렴하고 근엄한 목소리로 “발판아”라고 부르는 충원군과 그런 그를 더없이 싸늘한 눈으로 바라보는 길동의 대립 장면에서는 그 긴장감이 극에 달했다.
앞으로 이들의 싸움은 더욱 흥미진진해질 전망이다. 이제 충원군은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원하는 바를 얻는 법을 알았고, 숱한 제자들을 쥐락펴락하는 도환과 한 배를 탄 데다 길동 역시 큰어르신으로 거듭나 예전의 길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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