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귓속말’만 봐도 우리 사회 악이 보인다.
지난 28일 첫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박경수 극본, 이명우 연출). 이 드라마는 박경수 작가 특유의 현실 비유, 통렬하고도 서슬 퍼런 비판 의식 등을 선보이며 2회 만에 ‘대한민국 현실을 반영한 완성도 높은 드라마’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특히 상류층이라고 일컫는 집단의 숨겨진 이중성과 비도덕성에 대한 고발은 시청자에게 통쾌함을 선사한다는 반응이다.
‘귓속말’에 등장하는 악의 세력은 최일환(김갑수)과 강유택(김홍파), 강정일(권율)로 대표되는 거대 로펌 ‘태백’의 인물들이다. 그리고 이동준(이상윤)의 아버지 이호범(김창완) 역시 자신의 부를 위해 아들까지 팔아먹는 비열한 악인이다.
김갑수가 연기하는 최일환은 거대 로펌 태백의 대표로 악의 세력의 중추다. 최일환은 방산비리를 취재하던 신영주(이보영)의 아버지를 살인자로 조작하고, 판사 이동준에게 청부재판을 제안하는 등 판결까지 좌지우지한다. 그에게 법은 정의를 죽일 수 있는 칼이다. 동시에 그는 법 위에서 법을 지능적으로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취하는 법비(法匪)의 핵심이다.
강유택은 최일환과 태백의 공동대표이자 비리를 일삼는 방산 업체의 오너다. 그는 집안의 머슴 아들인 최일환에게서 태백을 완전히 빼앗아 아들 강정일에게 안겨 줄 계획. 국민연금 이사장과의 전화 한 통으로 최일환을 간단히 물리치고 청룡전자 매각 건을 다시 아들 강정일에게 맡게 한다.
이밖에 백상구(김뢰하)는 강정일의 지저분한 뒷처리를 돕는 조폭이다. 강정일의 지시로 방산 비리를 취재하던 기자를 청부살인한 악인이다. ‘태백’의 변호사 조경호(조달환)는 친구인 강정일을 돕다가 불법에 발을 담그면서 그 늪에 더욱 빠지는 속물이다.
송태곤(김형묵)은 최일환의 비서로, 태백 내에서 최일환의 문고리를 잡고 있다. 누구도 그를 거치지 않고는 최일환을 만날 수 없다. 과거 검사였다가 스폰서 사건으로 변호사 자격마저 잃었지만 최일환의 개로 일하면서 부를 유지하는 비겁한 엘리트다. 최일환의 딸 최수연(박세영)은 특권의식으로 가득 차 있는 명품녀로, 자신을 비웃는 사람들을 오히려 경멸하는 저급한 상류층이다.
한편 ‘귓속말’은 법률회사 태백을 배경으로 적에서 동지, 결국 연인으로 발전하는 두 남녀가 법비(法匪: 법을 악용한 도적, 권력무리)를 통쾌하게 응징하는 이야기다.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방송.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SBS ‘귓속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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