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사랑의 온도’가 방영 전 쏟아진 기대를 첫 회로 증명했다.
지난 18일 첫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사랑의 온도’(하명희 극본, 남건 연출)에서는 이현수(서현진)과 온정선(양세종)이 처음 만난 런닝 동호회와 일터에서의 이야기, 그리고 5년 후의 재회를 그렸다.
이날 서현진은 빛나는 연기력으로 이현수의 이야기를 펼쳤다. 버스정류장에서 또 한 번 좌절된 꿈을 털어놓는 현수의 눈물은 현수에게 빠져드는 정선에게도 당위성을 부여했다. 스물아홉의 알만큼 아는 여자에게 직진하는 스물셋 온정선의 치기어린 마음을 부정하면서도, 정선을 바라보는 현수의 눈빛에서 이미 그녀의 마음이 정선에게 향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누구 앞에서든 돌려 말하는 법 없는 이현수는 과도한 설정에 동조를 구하는 작가에게 “캐릭터를 해치고, 주제가 바뀐다”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했고, 정선 또한 막말하는 수 셰프 앞에서도 “그게 질문이었냐?”라고 대립하면서도 자기 할 일을 묵묵히 해냈다.
이런 두 사람이 만나자 대화는 더욱 흥미진진해졌다. 말꼬리 잡는 정선에게 “참 이상한 버릇 있다”고 타박하는 현수, “개인의 취향 건드는 것도 하지 맙시다”라고 맞서며 현수의 허점을 모두 짚어낸 정선. 한 치의 물러섬 없는 하명희 작가표 직진 대사는 두 사람의 대화만으로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게 했다.
남건 감독의 연출은 “기존의 로맨스물 공식을 벗어나기 위해 시도를 하고 있다” 그의 말을 떠오르게 했다. 주요 장면에서 화면이 흑백으로 전환되었다가 다시 돌아오는 연출은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는 듯한 느낌을 의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
또한 5년 후 재회 장면에서 현수를 쫓는 정선의 모습을 하이 앵글로 잡아 독특한 시점을 만들어냈는데,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마치 단편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며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사랑의 온도’는 온라인 동호회 채팅으로 시작해 현실에서 만나게 된 드라마 작가 지망생 현수(닉네임: 제인)와 프렌치 셰프를 꿈꾸는 정선(닉네임: 착한스프), 그리고 이들의 주변 인물들을 통해 피상적인 관계에 길들여져 있는 청춘들의 사랑과 관계를 그릴 로맨스 물로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SBS ‘사랑의 온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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